공정위, 상조 선수금 관리 강화…‘11조원대 소비자 돈 지킨다’

이상원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4 15:31:24
할부거래법 개정 이어 선수금 운용 지침 손질
지배주주 신용공여 제한·운용심의위 신설…소비자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상조업체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선수금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11조원대에 달하는 소비자 선수금이 대주주나 계열사 지원 등에 활용되는 것을 막고, 자금 운용 과정에 대한 내부통제와 소비자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정위는 24일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건전한 선수금 운용 원칙과 자율점검 체계 마련을 골자로 한 선불식 할부거래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밝혔다. 의견 제출 기간은 이날부터 9월 14일까지다.
 

▲ 공정거래위원회 로고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번 조치는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할부거래법 개정안과 맞물려 추진된다. 최근 선불식 할부거래 상품 가입자가 약 1100만 명에 이르고 선수금 총액도 약 11조3000억원에 달하면서 소비자가 미리 납입한 자금의 건전한 운용과 시장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개정 지침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선수금을 운용할 때 향후 서비스 제공과 해약환급금 지급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지 않도록 안정성·유동성·수익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도록 했다. 파생상품 등 고위험 자산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등 고위험 거래를 진행할 경우에도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거치도록 권고한다.

내부통제 장치도 강화한다. 업체는 선수금 운용지침을 마련하고 회계연도별 선수금 운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선수금이 1000억원 이상인 업체는 선수금 운용의 안정성과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수금운용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해야 한다.

위원회가 특수관계인 거래나 고위험 자산 투자 등을 심의할 경우에는 회사 임직원뿐 아니라 회계 등 외부 전문가의 의견도 청취하도록 했다.

대주주와 계열사 등에 대한 자금 지원도 관리 대상이 된다. 개정 지침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대주주나 계열사를 위한 대출·투자를 지양하고 서비스 제공과 해약환급금 지급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법적 규제도 이미 한 단계 강화됐다.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한 할부거래법 개정안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제공하는 대여금과 지급보증, 자금지원 성격의 유가증권 매입 등 신용공여의 총액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회계감사와 정보 공개도 확대된다. 개정안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공정위에 제출·공개하는 회계감사 보고서에 소비자피해보상보험 관련 자산과 특수관계인 거래내역, 기타 투자자산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할 수 있도록 관련 근거를 마련했다.

소비자가 자신의 상조계약과 선수금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된다. 시스템에는 계약 체결일과 납입 선수금 내역, 지급의무자, 소비자피해보상 절차·방법 등의 정보가 담길 예정이다.

공제조합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공정위로부터 징계나 해임 요구를 받은 공제조합 임직원은 즉시 직무가 정지되며, 공제조합이 징계·해임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정비가 상조시장 외형 확대에 맞춰 재무건전성과 소비자 보호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선수금 규모가 큰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자금 운용과 대주주·특수관계인 거래에 대한 내부통제가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공포되면 하위 법령 정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개정 법률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되며 선불식 할부거래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운영 관련 규정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기존 규정에 맞지 않는 지배주주 등의 대여금 등은 법 시행일부터 1년 이내 회수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번 소비자보호 지침 개정을 통해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선수금 운용 원칙과 내부통제 체계를 확립하고 소비자가 납입한 선수금에 대한 보호 수준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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