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 여부 '촉각'...우리금융 새판 짜기 '시선집중'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10-28 14: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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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간담회 예정…후임선정절차 최종선정 관측
지주 회장이 좌지우지 하는 '인사권' 포기한 임종룡
계열사 CEO 7명 임기 만료…연말 '인사 태풍' 예고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5대 금융지주사 자회사들이 연말 최고경영자(CEO)인사를 맞은 가운데 우리금융 자회사 사장단 인사와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도와줄 주력 자회사 CEO들의 연임 및 교체여부도 주목된다.

 

▲우리금융이 31일 간담회에서 조병규 은행장 거취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재구성=메가경제]

 

28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이사회는 오는 31일 간담회를 개최한다. 조 행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조 행장은 이사회를 앞둔 지난 21일부터 외부 미팅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우리금융의 내부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서 조병규 행장 거취 여부를 표명하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구성원들이 모여 차기 은행장 후보 관련 롱리스트 선정 절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말 열린 간담회에서 사실상 조 행장 거취와 관련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도 조 행장의 거취와 관련해 이사회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조 행장이 연임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최근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관련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 조사와 정기검사에 대한 결론이 날 경우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조 행장이 연임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말 열린 1차 자추위에서는 각 계열사별 롱리스트 후보군들을 선정하고, 이날 이미 차기 은행장 롱리스트 명단에 오른 이들 관련해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지난 17~18일 2차 자추위에서는 이사회와 겸해서 조 행장의 거취에 대해서 결론을 내야 향후 후임 절차를 원만히 진행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사회는 조 행장을 후임리스트에 포함할지 여부 대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의 내부관계자는 "조 행장이 최근 모든 외부미팅을 취소했기 때문에 연임 불가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라며 "임 회장이 취임 이후 도입한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한에서 이사회 구성원들이 내부서 거론되는 10명의 후보들로 롱리스트를 확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차기 은행장 후보를 선정할 시, 후보군 대상으로 평판조회, 업무역량평가. 심층 면접 등을 진행한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해 가동한 바 있다. 

 

당초 임 회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자추위 내부 논의만으로 은행장을 선임했던 기존 절차 대신 '경영승계프로그램'을 마련해 후임 은행장 선출에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검증 절차를 밟겠다는 의도로 도입했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자회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방식이다. 자추위는 사내이사인 임 회장과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다.

 

12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의 14개 계열사 중 7곳의 새 수장 후임 교체여부도 관심사다. 최근 임 회장이 국감에서 "자회사 인사권을 내려놓겠다"라는 말을 언급하면서 계열사 CEO 인사 향방에도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기도 한 회장의 권한과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룹 전체 개혁을 위해 자회사 임원 선임과 관련한 사전합의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 회장이 지주 회장의 강력한 권한인 인사권을 포기하겠다고 한 것은 그만큼 조직쇄신에 대한 의지가 커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최근 '자회사 등 경영관리 규정' 지침을 개정, 자회사 대표가 임원을 선임할 때 지주 회장과 미리 협의하는 절차를 없앴다. 사실상 회장의 자회사 임원 인사권을 폐지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자회사 자율 경영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임 회장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장직은 유지한다. 자회사 대표 선임 과정에는 직접 관여할 수 있다. 

 

계열사 인사 중에서는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와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대표 등의 연임 및 교체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계열사 경우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부실 논란과 연루돼 전반적으로 인사 쇄신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카드의 경우 금융지주 카드사 중 실적이 하위에 머물러 있다. 우리카드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지만,  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하나카드를 제외한 신한·KB국민·하나카드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데 비해 아쉬운 증가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60.6% 급증했다.

 

우리카드의 끊임없는 '고리채 장사'이슈도 박완식 대표의 연임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카드론 관련 연체율은 악화됐다. 올 상반기 고금리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이 지난해 2조6527억원과 비교해 25.6% 급증했다. 카드론 잔액이 증가하면 연체율이 함께 오르고, 연체율이 오르면 대손비용 부담도 늘어 카드사로선 악순환의 고리로 여겨진다.

 

우리카드의 숙원사업이던 독자결제망 구축과 독자가맹점 확보 등 성과는 내부통제 문제에 가렸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우리금융 계열사에까지 전임 회장 불법대출 영향이 미친 점도 문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우리은행의 부당 대출이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투자증권(옛 우리종합금융)에서도 약 20억원가량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검사를 계열사까지 확대했다. 

 

이에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올해 말 임기가 만료돼 연임 또는 교체 기로에 서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이 부적정 대출을 실행한 건 정 대표 취임 전이었으나 만기 연장은 그의 임기 중 이뤄졌다. 금감원은 특히 우리금융캐피탈 임직원들에 대해 엄중한 자체징계를 요구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는 이석태 대표 취임 전 부적정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대표에는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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