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끝난 테슬라 '배터리 데이'...시총 23조원만 증발

이승선 / 기사승인 : 2020-09-23 14:43:25
배터리 신기술·값싼 신형차 '3년 뒤' 상용화에 시장 평가 '싸늘'
주가도 7% 가량 급락 2시간 만에 시가총액 200억 달러 사라져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기대감과 긴장감 교차

[메가경제= 이승선 기자] 전 세계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으며 전 세계 27만명이 온라인 생중계를 지켜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행사가 시장의 혹독한 평가에 2시간 만에 테슬라의 시가 총액 23조원만 증발시킨 채 막을 내렸다. ‘소문난 잔치’로 시작한 행사가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가 내뱉은 실망스런 한마디 한마디에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끝나버린 것.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 '배터리 데이'는 22일(미 서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 주차장에서 240명의 주주들이 차에 탑승해 지켜보는 ‘드라이브 인’ 형식으로 진행됐다. 배터리 데이는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중계됐는데, 일론 머스크 CEO가 무대에 올라선 순간 온라인 생중계 접속자 수는 27만명을 기록했다.
 

▲ '배터리 데이' 개최한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사진=연합뉴스]

 

연단에 오른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에는 소비자가 기꺼이 살 수 있는 적절한 가격의 전기차가 없지만, 미래에는 그런 차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전기차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4680'으로 명명된 새로운 배터리가 기존 배터리에 비해 용량은 5배 크고, 출력은 6배 세며, 주행거리도 16% 향상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새 배터리 대량 생산은 3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격을 2만5000달러로 대폭 낮춘 자율 주행 전기차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가격을 2만5000달러 수준으로 크게 낮춘 자율전기 주행차는 3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약 3년 후에는 완전자율주행 전기차를 2만5000달러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시장에서 거론된 차세대 배터리 신기술인 '100만 마일 배터리' 등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새 배터리 대량생산은 3년이 지나야 하고, 자율주행 전기차도 3년 뒤에나 상용화 가능할 것이라는 머스크의 설명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의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했다.

주주총회를 포함한 3시간의 이날 행사는 이처럼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기대치가 높았던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주행 수명 '100만마일(약 161만㎞) 배터리' 계획과 비용 절감 목표 등 두 가지 중대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머스크는 둘 다 제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신기술이 훨씬 더 큰 도약을 의미하고 회사 주가를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기를 희망했지만, 머스크가 공개한 배터리 개발 계획은 투자자들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혹평은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머스크의 발언 후 뉴욕 증시의 시간외 거래에서도 테슬라 주가는 거의 7%가량 추가 급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장중 5.6% 하락했고, 시간외거래에서 6.9%나 폭락하며 2시간 만에 시가총액 200억달러(23조2980억원)가 증발했다. 전날 종가와 비교하면 테슬라 시장가치는 하루 만에 500억달러(58조2450억원) 감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테슬라는 시장에서 거론된 차세대 배터리 신기술, '100만 마일 배터리' 등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소 맥이 빠졌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테슬라 스토어, [사진= 연합뉴스]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마무리된 23일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한국 배터리 업체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도 이미 원가 절감을 위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테슬라의 발표가 새로운 리스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규모 배터리 생산 경험이 없는 테슬라가 2∼3년 내에 100GWh에 이르는 생산 능력을 입증하겠다고 구체적 로드맵을 밝힌 데 대해서는 이목을 끌었다.

테슬라의 이 같은 발표에 LG화학은 웃음을 띄었다. 현재 테슬라에 장착되는 2170은 일본 파나소닉과 한국의 LG화학이 공급하고 있다.

이날 자체 생산 능력을 확보해 나간다고 테슬라가 말했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2년 안에 테슬라가 100GWh를 생산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원하는 스펙에 맞춰 배터리를 빠르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은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등 전 세계적으로도 3개 업체만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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