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풍, MBK와 맺은 콜옵션 계약 공개하라"…9300억 주주대표소송 '분수령'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5-12-30 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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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MBK와 맺은 경영협력계약과 그 후속 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법원이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체결한 경영협력 계약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경영협력 계약'이란 두 회사가 지분 관계나 M&A(인수합병)를 전제로 경영 전반에서 서로 어떻게 협력할 지를 정해 놓은 계약을 의미한다.

 

▲[사진=KZ정밀]

 

30일 KZ정밀에 따르면 계약 내용에 따라 장형진 영풍 고문 등 경영진의 배임 책임 여부와 9300억원 규모 주주대표 소송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는 지난 22일 KZ정밀이 영풍 대표와 장형진 고문 등을 상대로 낸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맺은 경영협력계약과 그 후속 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번에 공개 대상이 된 계약은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체결한 것이다. 

 

여기에는 MBK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KZ정밀 측은 "이 계약이 영풍에는 불리하고 MBK에만 유리하게 설계돼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며 장 고문과 이사들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9300억원 규모의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 결정에 따라 장 고문은 영풍과 MBK 측 계열사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2024년 9월 12일 체결한 '경영협력 기본계약'과 이후 체결된 관련 계약서의 결정문을 받은 날로부터 9일 내에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계약서는 이르면 2026년 1월 초 공개될 전망이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콜옵션 행사로 영풍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손해 여부와 규모 판단을 위해 계약 내용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계약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영풍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영권 확보나 유지 전략이라 하더라도 특정 경영진에게만 이익이 되고 회사 전체 이익에 반한다면 주주의 감시 대상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계약 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KZ정밀 측은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어떤 가격과 방식으로 넘기려 했는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경영진은 주주대표 소송과 손해배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영풍과 MBK 간 거래의 실체가 처음 공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대주주 책임 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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