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 죽음 한 달, 침묵하는 정몽원 회장 책임론 확산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3 14:52:56
HL만도 평택공장 사망사고, 노동계 "정몽원 회장이 답하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하던 20대 하청노동자가 숨진 사고를 둘러싸고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13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HL만도 평택공장에서 기계 설비를 수리하던 하청업체 소속 김승모씨(28)가 작업 도중 숨졌다. 김씨는 HL만도의 생산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였다.
 

▲ HL만도 고 김승모 중대재해 대책위 [사진=금속노조]

노동계는 김씨가 작업했던 설비와 작업 과정의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원청과 하청 사이의 작업 지시, 위험성 평가, 정비 과정의 안전조치가 각각 어떻게 이뤄졌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논란은 사고 자체를 넘어 사고 이후 HL만도의 대응으로 번지고 있다. 노동계는 회사 측이 생산 정상화에 무게를 뒀다고 지적하며, 사고 원인 규명과 현장 안전 확보, 노사 공동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생산 일정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용과 효율성을 이유로 위험도가 높은 설비 유지·보수 업무가 외주화됐다면 원청이 그에 상응하는 안전관리 체계를 갖췄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몽원 회장의 책임론도 부상했다. 그룹 최고경영진이 안전경영 원칙을 어떻게 세우고 계열사에 정착시켰는지는 경영 책임과 분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입장문에서 정 회장을 직접 거론하며 사과를 촉구하고, HL만도에 무리한 생산 재개 자제와 노조가 참여하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동계는 작업중지 범위와 강제수사, 특별근로감독을 둘러싼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정부까지 책임 대상으로 지목,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다만 노동계가 제기한 '위험의 외주화' 여부와 HL만도 또는 그룹 최고경영진의 구체적 법적 책임은 현재 공개된 사실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사고 당시 작업 절차와 안전조치, 원·하청 간 업무 지휘·관리 관계에 대한 관계 당국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사고 발생 20여일이 지난 가운데 HL그룹은 위험 업무의 하청 구조, 원청 안전관리 시스템의 실효성, 사고 이후 생산 일정과 노동자 안전의 우선순위 문제까지 답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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