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우량 공천 강행하면 '자기부정'…당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7 15:33:03
대법 징역 확정 전과자에 사면 방패막이…김태우 사태 재연 우려
'공정·정의' 외치던 민주당, 호남 텃밭서 원칙 스스로 내던지나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자가당착의 기로에 섰다. 인사 비리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군수직을 박탈당한 박우량 전 신안군수를 공천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어서다. 당이 그토록 목소리를 높여온 '공정과 정의'가 호남 텃밭 앞에서 허울뿐인 구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박 전 군수는 군청 임기제 공무원 및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과정에서 인사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군수직 박탈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러나 불과 5개월여 만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피선거권이 복권되며 재출마의 길이 열렸다.

 

▲ 박우량 전 신안군수. [사진=연합]

전남 시민사회단체들이 "권력형 범죄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한 것은 이 때문이다. 사면이 곧 도덕적 복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상식을 민주당 스스로가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의 이중성이다. 국민의힘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재공천하자 민주당은 "공당이길 포기했다", "상식을 벗어난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를 두고도 "재출마의 길을 열어준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고 규정했다. 

 

그 논리를 그대로 박 전 군수에게 적용하면, 비판의 화살은 고스란히 민주당 자신을 향한다. '내로남불'이라는 네 글자가 이처럼 정확하게 들어맞는 경우도 드물다. 공천을 강행한다면 민주당은 스스로 쌓아온 도덕적 우위를 자기 손으로 허무는 것이다.


정책 신뢰성 문제도 결코 가볍지 않다. 박 전 군수의 핵심 브랜드인 '햇빛·바람 연금'은 신재생에너지 주민협동조합의 개발이익공유금을 군 재정에 끌어다 쓰는 구조인데, 처음부터 법적 근거가 불투명했다. 조합 정관상 주민 개인에게 귀속되는 민간 자금을 일반회계 세입으로 편성할 수 있는지 자체가 논란이었음에도 밀어붙인 결과, 약 400억 원 규모의 재정 부담을 군이 2년간 자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해보상금 성격의 자금을 대통령 공약과 유사한 기본소득형 정책으로 포장했다는 비판에, 사업 추진 과정의 인사권 개입 의혹까지 더해지면 그 무게는 한층 무거워진다.


정치계 한 인사는 "법과 원칙은 유불리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는 고무줄이 아니다. 박우량 공천 문제는 이제 지역 선거 전략의 차원을 넘어, 민주당이 여전히 공당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국민 앞에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가 됐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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