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AI 기술 활용 불법 스팸·보이스피싱 차단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최근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을 비롯한 전기통신금융사기가 급증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와 이동통신 3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기통신금융사기란 전기통신을 이용해 타인을 기망하거나 공갈 등을 통해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범죄 행위다. 이러한 범죄는 신종 수법을 통해 점점 진화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8434건에 달하며, 피해액은 무려 2563억 원에 이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약 3억 건에 달했던 스팸 문자 신고 건수는 올 상반기에만 2억 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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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통신금융사기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상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방지 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 30일 전기통신금융사기통합신고대응센터(이하 대응센터)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 대응 역량강화’를 주제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대응센터는 과거 기관별로 분산되어 있던 전기통신금융사기 신고 창구를 112로 일원화해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근무하도록 통합한 기구다. 기존에는 범죄 신고는 경찰(112), 전화번호 관련은 인터넷 진흥원(118), 계좌 관련은 금감원(1332) 등 신고 창구가 여러 개여서 국민들의 불편이 있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피해 예방 조치가 더욱 간편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이날 현장간담회에 참석한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위원들은 취합된 의견을 검토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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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전 진행된 예방 교육에서 LG유플러스 직원이 어르신들에게 보이스피싱 등 민생사기 대처요령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
이동통신 3사도 전기통신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기술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불법 스팸 문자 차단을 위해 전사 차원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불법 스팸 억제 노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우선 송수신 문자에 대한 필터링 정책을 대폭 강화하여 필터링 정책 업데이트 주기를 기존 1일 1회에서 10분당 1회로 단축하고, 불법 스팸 발송 번호의 등록 기준을 엄격히 설정했다.
또한 자사 본인인증 서비스 앱인 ‘PASS’에서 제공하는 스팸 필터링 기능을 강화했다. ‘PASS 스팸필터링’ 서비스는 불법 스팸 문자를 감시하고 걸러내는 기능 외에도 ‘키워드 추천’, ‘미끼 문자 AI 탐지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하여, 더욱 철저한 스팸 차단이 가능하다.
KT는 지난 24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불법 스팸 차단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본 협약을 통해 KT는 KISA가 보유한 스팸 신고 데이터를 ‘AI클린메시징’ 기술로 분석해 발신 번호 블랙리스트를 생성한다. KT는 해당 번호를 문자중계사에 공유하고, 이 번호로부터 발송되는 대량문자 발송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KT의 ‘AI클린메시징’ 기술은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활용해 악성 웹페이지나 스미싱 설치 파일(APK)을 연결하는 URL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불법 스팸과 정상 문자를 구분하는 경량형 거대 언어 모델(sLLM)을 도입해 더욱 정교한 스팸 필터링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0일 서울시 용산구 거주 고령층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에서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의 개념과 피해 사례, 신종 유형을 소개했으며 유형별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해를 입지 않는 대응 방법을 공유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망에서 스팸 메시지를 차단하는 ‘ixi 스팸필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공받은 스팸 신고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모델이 학습해 고객이 스팸 메시지를 수신하기 전에 이를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아울러 이달 출시 예정인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에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보이스피싱 탐지 솔루션을 탑재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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