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외 주요 세목 개편, 중장기 과제로 미뤄져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3 15:49:37
소득세·상속세·부동산세 등 개편 신중
재정 여력·정치적 부담 고려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따라 법인세율은 전 구간에서 1%포인트 일괄 인상되지만, 소득세·상속세·부동산세 등 주요 세목에 대한 구조적 개편은 중장기 검토 과제로 미뤄진 분위기다. 새 정부의 첫 세법 개정이라는 상징성과 달리 개편 범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소득세 개편은 후순위로 밀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소득세 과세 체계를 현행 ‘개인 단위’에서 ‘가족 단위’로 전환하는 이른바 가족계수제 도입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방안을 도입 시기 없이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기획재정부 박금철 세제실장(오른쪽 세 번째)이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브리핑실에서 2025 세제 개편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족계수제는 가족 구성원이 많을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로, 제도 전환 시 상당한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이 제도를 부부 단위로 적용할 경우 연간 약 24조 원, 자녀를 포함한 가족 단위로 확대할 경우 약 32조 원의 세수가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재정 건전성과 형평성 문제를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근로소득세와 관련해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과세표준 구간을 자동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역시 이번 개편안에서는 제외됐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았음에도 명목임금 상승에 따라 고소득 구간에 진입해 세 부담이 늘어나는 이른바 '인플레 증세' 문제를 완화하자는 취지였지만, 정부는 재정 여력 등을 이유로 이 역시 향후 과제로 남겼다.

 

상속세 개편도 추진 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정부는 기존의 전체 상속재산에 과세하는 '유산세' 체계에서, 상속인이 실제로 받은 몫에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여당이 이를 '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입법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와 달리 부동산세는 유일하게 향후 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세목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부동산세는 제외했으며, ‘부동산 세금 규제 최소화’ 기조에 따라 초기부터 포함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주택 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세제 개편이 시장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부동산세 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안으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에 60%까지 낮췄던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다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비율은 종부세법 시행령을 통해 조정 가능한 항목으로, 국회 법 개정 없이 정부가 단독으로 변경할 수 있다. 세율이나 과표 자체를 건드리지 않더라도 과세표준 산정에 영향을 주는 만큼 조세 효과는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내년 5월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도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현실적인 카드로 평가된다. 세수 확충과 조세 형평성 확보라는 정책적 요구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향후 부동산 관련 세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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