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가입 여부'는 민감정보…무단 조회·유포 시 조직 개입 여부까지 수사 확대 가능성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쟁의 기간 중 제기한 각종 고소·고발 사건을 상호 취하하기로 합의했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및 노동조합법(노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계속될 예정이다.
노조 가입 여부와 관련된 이른바 ‘노조 미가입자 명단’ 작성·유포 의혹과 대규모 임직원 정보 무단 조회 사건이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개인정보 침해 문제로 번지면서 수사기관도 사안을 중대하게 들여다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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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최근 노사 합의로 총파업은 일단 봉합됐지만,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된 형사 책임 여부는 별개라는 점에서 향후 수사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노사는 최근 건강한 노사관계 구축과 갈등 해소 차원에서 쟁의 기간 중 이뤄진 고소·고발을 상호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경찰이 수사 중인 개인정보보호법 및 노조법 위반 사건은 고소 취하 여부와 무관하게 계속 수사가 이어지게 된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형사소송법상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를 의미한다.
반면 개인정보보호법과 노조법 위반은 개인 간 분쟁 차원을 넘어 사회적 법익과 공공질서를 침해하는 범죄로 분류한다. 따라서 피해자나 고소인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거나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수사기관은 직권으로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은 단순 사적 권리 침해가 아니라 국가가 직접 보호해야 하는 공공적 법익 성격이 강하다”며 “노사 간 합의가 이뤄졌더라도 경찰과 검찰은 별도 판단에 따라 수사와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는 ‘노조 미가입자 명단 작성 및 유포’ 의혹이다.
회사는 지난 3월 특정 부서의 사내 메신저방에서 부서명·성명·사번과 함께 노조 가입 여부가 기재된 엑셀 파일 형태의 자료가 공유된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측은 일부 직원들이 노조 가입 사이트의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활용해 특정 직원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별도 명단 형태로 정리해 유포한 것으로 본다.
문제는 노조 가입 여부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사상·신념, 노조 및 정당 가입 여부, 정치적 견해, 건강정보 등을 일반 개인정보보다 강화된 보호 대상인 민감정보로 규정한다.
법조계에서는 당사자 동의 없이 노조 가입 여부를 수집·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공유한 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노조 가입 여부는 헌법상 결사의 자유와 직결되는 영역인 만큼 민감하게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 번째 사건은 ‘임직원 정보 대량 조회 의혹’이다.
삼성전자는 한 직원이 사내 시스템 두 곳에서 약 1시간 동안 2만 회 이상 임직원 정보를 조회한 정황을 정보보호 시스템을 통해 탐지한 사실을 발견했다. 조회된 정보에는 이름과 부서, 인트라넷 ID 등이 포함됐다.
회사 측은 “해당 직원이 자동 반복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이용해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제3자에게 전달한 정황까지 확인했다”며 추가 고소를 진행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1시간 이내 수만 건 조회는 통상적인 업무 접근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며 “자동화 프로그램을 통한 조직적 정보 수집 여부가 핵심 수사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5월 초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데 이어, 이후 평택사업장까지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메신저 및 이메일 기록 등을 확보해 정보 유출 경위와 관련자 범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향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실제 정보 조회 및 유포 경위뿐 아니라 조직적 개입 여부, 지시·묵인 가능성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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