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21년 표류 끝에 한화 품으로…강석훈 산은 회장 “연내 본계약 체결”

김형규 / 기사승인 : 2022-09-26 19: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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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호스’ 경쟁 입찰…해외 기업 입찰 제외
“일감 많이 몰려 인적 조정 필요 없을 것”

대우조선해양이 21년간의 표류 끝에 2조 원에 한화그룹에 매각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6일 이와 관련해 “올해 안으로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김형규 기자]

 

강 회장은 이날 오후 산업은행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같은 날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은 2조 원의 유상증자를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인수가 확정될 경우, 대우조선은 2001년 재무 개선작업(워크아웃) 종료 이후 21년 만에 새 주인의 품에 들어가게 된다.

2조 원의 유상증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 원 ▲한화시스템 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 원 ▲한화에너지 3개 자회사 1000억 원씩을 각각 부담해 참여한다. 

 

한화그룹은 이번 MOU에 따라 인수를 확정할 경우, 대우조선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한 대주주가 된다. 산업은행은 지분 28.2%를 유지해 대우조선의 2대 주주로 남을 예정이다.


강 회장은 이날 “매각 이후에도 지분은 28.2%에 이를 것이므로 (대우조선에) 사외 이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우선협상자로서 투자우선권을 갖고 있으나 최종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을 통한 경쟁입찰 절차를 거쳐 정해진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오는 27일부터 3주간 경쟁입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다른 잠재 투자자가 나타난다면 최대 6주에 걸친 상세 실사도 진행한다. 산업은행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매각 목표 기한은 또 다른 입찰자 등장 여부에 따라 유동적이나 올해 안으로 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본 계약 체결 이후에도 여러 법적 절차가 남아있지만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주요 국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인 만큼 인수 대상자로 국내 기업을 우선시한다는 방침이다. 

 

강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의 LNG와 방산에는 국가의 핵심 기술이 많이 포함돼 있으므로 해외 (기업이) 주체가 된 인수자에게는 입찰 자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한국 기업이 주체가 되고 외국의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허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 결합 이슈와 관련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의 경우 거래 종결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입찰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실제로 앞서 2019년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공정위를 비롯한 해외 6개국에 심사를 요청했으나 지난 1월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으로부터 동일 조선업종 기업 간 결합을 사유로 승인받지 못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한화의 경우 그룹 내 조선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아 기업 결합 이슈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김형규 기자]

 

산업은행은 인수가 확정될 경우, 한화가 대우조선에 대한 다양한 경영효율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날 강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대우조선에 일감이 많이 몰려 있는 상황이므로 인위적인 인적 조정은 필요 없지 않을까 하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계획. [한화그룹 제공]

 

한화는 이번 인수가 확정될 경우 조선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오는 11월 한화디펜스와 합병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대우조선 인수로 기존의 우주산업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

반면 매각 이후에도 산업은행에는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라는 숙제가 남게 된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대우조선에 1차적으로 신규자금 1조 6000억 원을 투입했고 1조 8000억 원의 출자전환도 있었다. 지난 2017년 3월에에는 2차로 한도 대출 1조 4500억 원이 추가되고 출자전환 약 3000억 원 정도가 더해진다. 신규자금 기준으로 총합 약 4조 1000억 원이다.

이날 강 회장은 이에 대해 “공적자금은 예금보험공사와 캠포의 채권을 기반으로 조성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공적자금 투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우조선을 민간 기업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현재 2만 원대에 머물러 있는 주식가격이 더 많이 올라 저희 매입가였던 4만 원대로 올라간다면 투입한 금액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우조선해양 [사진=연합뉴스]

 

한편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날 한화의 인수 소식에 대해 “공식 입장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추후 공식적으로 발표할만한 사항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위치한 경남 거제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지역 뿌리산업과도 지속 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며 “상세 실사 뒤에 공정한 경쟁을 거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오는 11월 말경에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인수 의지를 강조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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