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리점에 판촉비 떠넘긴 한샘에 11억원대 과징금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10-14 15:48:25
  • -
  • +
  • 인쇄
한샘 "상생형 표준매장 특성 고려되지 않은 조치"…법적 대응 방침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한샘은 부엌, 침실, 거실, 욕실 등 가구와 생활 용품 등을 제조하고 유통하고 있는 업체다. 특히, KB(Kitchen&Bath:부엌과 욕실) 가구 분야에서 2017년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이 약 80%에 달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이다.


이러한 한샘이 입점 대리점들에게 전시행사 관련 비용을 일방적으로 부과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샘이 대리점들과 사전 협의없이 부엌·욕실 전시 매장 관련 판촉 행사를 실시하고 관련 비용을 대리점들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긴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억 56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한샘은 법 위반 행위로 인해 공정위로부터 이같은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모든 대리점에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정 [사진=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정 [사진= 연합뉴스]


공정위에 따르면, 한샘은 2015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KB 전시 매장을 위한 전단 배포, 문자 발송, 사은품 증정 등 판촉행사를 하면서 이처럼 관련 비용을 입점 대리점에 떠넘겼다.


KB 전시매장은 한샘이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 진열해 고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별도로 구성해 운영하는 종합 전시 공간이다.


한샘은 매년 KB 전시매장 판촉과 관련해 내부 계획을 수립하면서, 입점 대리점들의 판촉행사 참여를 의무화하고 사전에 개별 대리점이 부담할 의무 판촉액을 설정했다.


이후 전시 매장별로 대리점들과 일방적으로 계획된 판촉행사를 행하고, 관련 비용은 월말에 입점 대리점들에게 균등하게 부과했다.


입점 대리점들은 해당 기간 중 판촉행사 규모 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비용을 떠맡아 지불했으며, 비용 규모는 2017년도 전체 입점 대리점 기준으로 월 9500만원에서 1억4900만원이었다.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그러나 한샘이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이후인 2017년 11월부터는 입점 대리점들에게 사전에 판촉 동의서를 배포하고 협의하는 절차를 마련·시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샘 제재에 적용된 규정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상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와,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법) 상 이익제공 강요와 관련한 조항이다.


공정위는 한샘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했으나, 대리점법 제정으로 인해 대리점법 시행 이후 발생한 행위는 대리점법을 우선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대리점법(2016년 12월 23일 시행)을 적용해 의결한 첫 번째 사례로서, 본사-대리점 간 판촉행사 시 대리점들과의 사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를 계기로 본사와 대리점 간 공동 판촉행사 시 본사가 일방적으로 결정 ·집행하여 대리점들에게 부담을 주는 거래 행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공정위의 제재조치에 대해 한샘은 법정 대응 방침을 밝혀 주목된다.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샘은 신개념 매장인 '상생형 표준 매장'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조치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한샘은 "이번 사안은 상생형 표준 매장과 관련한 문제로, 이 매장은 한샘이 초기 비용을 전액 투자해 매장을 설치하고 대리점이 입점해 공동 영업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런 특성상 판촉은 당연히 대리점이 주체가 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한샘의 부엌·욕실(Kithchen&Bath, KB) 전시매장


KB 전시매장은 한샘 본사에서 관련 제품들을 제공해 전시장을 꾸민 후 입점 대리점들이 전시 제품을 활용해 방문 고객에게 판매하는 구조로 돼 있다.


대리점이 이 KB매장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액과 인력 채용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8년 5월 현재, 전국에 분포된 KB 전시 매장은 총 30개(플래그샵 10개, 표준매장 20개)이며, 전시 매장에 입점한 대리점 수는 총 155개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류수근 기자
류수근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드류 포브스 인터뷰 통해 조명된 Web3·RWA의 미래…펑크비즘 글로벌 행보와 맞닿다
[메가경제=전창민 기자] 지난 11월 13일 Web3와 실물자산 토큰화(RWA)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담은 드류 포브스(Drew Forbes)의 인터뷰 영상이 펑크비즘 공식 유튜브에 공개되며, 글로벌 Web3 산업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개된 인터뷰에서 드류 포브스는 Web3와 디지털 자산이 기존 금융과 산업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2

남산에 심은 LG의 미래…서울 한복판에 리더십 인재 센터 '오픈'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G그룹이 서울 도심에 미래 인재를 육성할 새로운 교육 거점을 마련했다. 그룹의 레저·부동산 개발 자회사 디앤오(D&O)는 서울 중구 남산동에 조성한 '남산리더십센터(NLC)'를 2026년 1월 초 개관할 계획으로 동월 중순 그룹 신임 임원 리더십 교육을 시작으로 본격 운영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해당

3

HD현대중공업, 필리핀 바다 러브콜…'수출 20척 금자탑'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HD현대중공업이 3200톤급 필리핀 호위함의 추가 수주에 성공하면서 함정 수출 20척의 기록을 세웠다. 26일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국방부와 3200톤급 호위함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계약 규모는 8447억원으로 두 함정 모두 2029년 하반기까지 필리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HD현대중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