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사태'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 묵인 또는 방조있었나···책임론 '솔솔' 제기되는 까닭

황동현 / 기사승인 : 2023-05-02 16: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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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2거래일 전 다우데이타 주식 처분 수백억 차익
김 회장 지난해 6월부터 3개월간 3만 5000주 매입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SG증권발 폭락 사태에 대한 검찰과 금융 당국의 조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김익래(73)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폭락 직전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한 사실이 알려져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이 주가조작 사실을 묵인 또는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검찰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의 조사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주가 폭락 직전인 지난달 20일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를 주당 4만 3245원에 블록딜(시간 외 매매)로 처분해 605억 4300만원을 현금화했다. 때문에 김 회장이 시세조종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 키움증권 사옥 [사진=키움증권]

 

더욱이 김 회장은 지난해 주가 폭등 직전 다우키움그룹 계열인 다우데이타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사실도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23일부터 9월 26일까지 21차례에 걸쳐 다우데이타 주식 3만 4855주를 집중 매입했다. 지난해 9월 26일 1만 3750원(종가 기준)이던 다우데이타 주가는 올 2월 2일 장중 5만 5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우데이타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달 2일 1만 6450원으로 마감한 상태다.

추가 매입 직전 김 회장의 지분 26.57%을 포함한 오너 일가 보유 지분은 과반이 넘는 상황이라 폭등 전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살 뚜렷한 이유는 찾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우데이타 주가는 수년째 1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어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대형증권사 오너와 기업의 최대주주가 주가조작 의심 세력과 공모하지 않더라도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키움증권측은 "승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매도였다. 2021년도에 다우데이타 지분 200만주를 증여했는데 세금을 납부하기 위한 것이며 주가 조작 연루와 무관하다"며"주가가 2월 초 이후 두 달 이상 횡보한 상황에서 매도했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블록딜 매도를 택한 것이고 할인을 받고 매도했다. 이러한 일로 거래 상대방에게도 상당히 난처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의혹의 중심에 선 H투자자문을 이끄는 라덕연 대표는 주가폭락 직전 주식을 판 김 회장을 직격했다. 앞서 라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금 일련의 하락으로 인해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며 김 회장을 지목했다. 그는 "김익래 회장이 (폭락 사태를 유발)했다고 100% 확신하고 있다. 일단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를 하나 넣고, (검찰·금융당국)에 진정서도 넣고 밤을 새우면서라도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회장과 키움증권은 즉각 반발하고, 라 대표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2일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해당 주식 매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모두 이행했다"며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된 사실은 전혀 없고 피고소인 라 씨도 어떠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소의 이유를 밝혔다.

SG발 주가 폭락사태는 지난달 24일 서울가스와 삼천리, 다우데이타 등 8종목이 하한가(30% 하락)로 마감되며 시작됐다. 프랑스계 증권사 SG창구에서 대량 매도 주문이 나왔고, 폭락 사태는 나흘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연예계·재계 등 유명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제기됐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사진=다우키움그룹]


김익래 회장은 전문경영인에게 계열사 대부분의 경영을 맡겨 ‘은둔의 경영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는 계열사들을 적극 동원해 현재 2세 승계구도를 다지고 있다. 장남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2010년 초부터 그룹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고 김 대표의 누나는 김진이 키움자산운용 상무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졌는데,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이머니는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다.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김동준 대표가 자리하며 그는 계속해서 그룹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며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다우데이터는 이머니가 31.56%, 김 회장이 26.57%, 김동준 대표 6.53%, 김 대표 두 딸이 각각 1.04%를 소유한 오너기업이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시세조종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폭락 직전 보유 지분 매각으로 차익을 거뒀을 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의심의 시선은 ‘시세조종은 대주주를 포섭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증권가의 경험칙에서 비롯됐다. 대주주가 협조까지는 아니라도 최소한 묵인이나 방조해야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대형 증권사를 핵심 계열사로 둔 그룹 소유주가 자본시장의 대표적인 불공정거래인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는 것은 믿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다. 시세조종 혐의로 처벌되면 증권사 대주주 자격이 박탈돼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전 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H투자자문의 서울 강남구 소재 사무실과 업체 관계자의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고, 검찰은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10명을 출국금지했다. 이번 주부터 관련자들을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익래 회장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당국의 조사 결과와는 관련 없이 주가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점에서 김 회장은 도의적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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