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5조' 선물보따리에 바이든 '저울질'...SK 美 국익 호소 견제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3-12 09: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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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5조 원 이상 독자 투자...미시간 캐파 2배 추가 확보 나서
GM 합작법인, 두 번째 공장 추가 투자 계획...상반기 중 규모·부지 확정 예정
미국 그린뉴딜 정책 수혜 기대...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전환 가속화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2025년까지 미국 배터리 산업에 5조 원 이상 투자하는 계획을 내놨다. 자국 배터리 산업 발전과 일자리 문제로 SK이노베이션과 국익을 저울질하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미국 그린뉴딜 정책으로 전기차 전환 가속화 및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해 미국 시장 내 친환경 산업 선도를 위한 배터리 투자를 단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2025년까지 독자적으로 5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GM과의 합작법인도 1공장에 이어 올해 상반기 중 2공장 투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 LG에너지솔루션 CI

◆ 2025년까지 독자적으로 5조원 이상 투자...미시간 캐파 2배 추가 확보 나서

먼저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독자적으로 투자해 미국에서만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캐파)을 추가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기존 미시간 공장 캐파(35GWh)의 2배에 달한다. 이번 투자가 이뤄지면 총 75GWh으로 늘어난다.

특히,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파우치 배터리뿐만 아니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분야도 신규 진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그린뉴딜 및 친환경 정책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건설하는 '그린필드(Green Field)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자동차 업체들과 미국 내 비즈니스 확대를 논의하고 있어 한 발 빠른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미국 ESS 업체와 스타트업 전기차 업체들의 수주 물량도 이미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 올해 상반기까지 최소 2곳 이상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 적합성 검토 및 이사회 의결 과정 등을 신속하게 거쳐 본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70GWh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하게 되면 직접 고용인원 4000여명과 공장 건설 기간 투입 인력 6000여명 등 1만 개 이상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LG 측은 예상했다. 미국 내 직접 고용 인원의 경우 기존 미시간 공장 1400명,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GM과의 합작법인 1100명을 합쳐 총 65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협력업체 동반 진출과 현지화를 적극 추진한다. 지난 200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연구법인을 미국에 설립해 투자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R&D부터 제품 개발 및 생산, 원재료 조달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에서 차별화된 공급망 체계(Supply Chain)를 안정적으로 갖추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난 2012년 미시간주 홀랜드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 3곳(GM, 포드, 크라이슬러)을 고객으로 확보한 유일한 배터리 업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건설할 신규 공장은 모두 100% 신재생 에너지로 운영해 진정한 그린 팩토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미시간 배터리 공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 GM 합작법인, 두 번째 공장 추가 투자 계획...상반기 중 규모·부지 확정 예정

GM과의 합작법인에 대한 추가 투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는 현재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1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상반기 중 두 번째 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1공장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며, 차세대 첨단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번 투자는 GM의 미래차 전기차 프로젝트에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GM은 2025년까지 30여개의 글로벌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이 중 20여개 모델을 북미에서도 판매할 방침이다. 또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최대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75GWh 규모의 독자 캐파에 더해 현재 건설 중인 얼티엄 셀즈의 35GWh 규모 1공장, 또 이와 비슷한 규모로 2공장 건설이 이뤄질 경우 총 140GWh 이상 캐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미국의 그린뉴딜 정책은 전기차 시장은 물론 ESS시장의 성장을 한층 가속화할 것”라며 “배터리 생산능력을 선제 확보하고, R&D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현지화된 안정적인 공급망 체계를 구축해 미국 전기차 및 ESS시장에서 최고의 파트너로서 미국 그린 뉴딜정책 성공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미국 그린뉴딜 정책 수혜 기대...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전환 가속화

한편,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2050년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그린 에너지 분야에만 4년간 2조 달러를 투자한다.

정부 관용차 300만대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지자체의 전기스쿨버스 50만대 구매 정책을 도입한다. 전기차 판매를 장려하기 위한 구매 인센티브 확대,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설치 등 시장 수요 견인 정책도 마련한다.

여기에 ‘Buy America’라는 리쇼어링 정책도 운영한다. 미국산이 아닌 전기차를 미국에 판매할 경우 10%의 징벌세를 부과해 배터리 셀 현지 생산을 유도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첨단 핵심 소재인 배터리, 희토류 분야의 공급망 재점검에 나서면서, 핵심 소재 수입처 다변화를 목표로 동맹국 제품으로의 대체와 이를 위한 다양한 제도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 [워싱턴 AFP=연합뉴스]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전환 가속화를 서두르고 있다. GM 메리 바라 회장은 올해 CES 2021 기조연설에서 “GM의 비전을 가속화하는 것은 기술의 진보로부터 시작하고, GM에는 얼티엄 플랫폼이 있다”며 “완전 전동화를 향한 미래로의 변화를 GM이 이끌고자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포드도 전기차로 본격 전환하고,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을 위해 기존 내연기관차의 라인을 개조하거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도입하는 등 전기차의 생산 주기가 급격하게 짧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텍사스 지역 등 한파 영향으로 북미 지역에서의 ESS 사용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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