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1조 승부수', 트럼프 관세 장벽 낮췄다

이동훈 / 기사승인 : 2025-04-03 1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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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호 관세' 발표, 자동차·철강 예외로 부담줄어
미국 생산 비중 높이는 현대·기아, 중장기적 호재 기대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표한 ‘상호 관세’에서 한국이 25%의 관세율을 적용받았지만, 자동차와 철강 등 주요 품목은 예외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발표한 미국에 약 31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승부수’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2일(현지시간)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그리고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율을 부과했다. 단 백악관은 같은 날 기존 발표된 자동차와 철강 관세는 합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무역법 232조에 따라 관세가 부과된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자동차 부품 등이 포함된다. 이를 제외한 품목들은 사실상 50%(25%+25%)를 적용받는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31조원 규모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영상=백악관 채널]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철강 산업이 글로벌 관세 전쟁에서 충격이 덜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ㆍ현대제철도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제철이 미국 시장에서 추가적인 관세 부담 없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관세 예외는 중장기적으로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 생산 판매 비중은 약 40%, 기아는 약 44% 수준이다.

철강업계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관세가) 국내 철강 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이번 상호 관세 발표가 국내 자동차 및 철강업계에 예상치 못한 안도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 현대차그룹의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가 미국 정부의 신뢰를 얻고,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등과 함께 올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부문에서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 구축을 위해 총 86억 달러를 투자한다. 부품·물류·철강 부문에서는 완성차-부품사간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현대차· 기아와 동반진출한 부품·물류·철강 그룹사들에 총 61억 달러를 집행한다.

HMGMA 생산능력 확대에 맞춰 설비를 증설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부품의 현지 조달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고품질의 자동차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 리스크에 대응력을 높인다.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서는 63억 달러가 집행된다. 자율주행, 로봇, AI, 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 슈퍼널(Supernal), 모셔널 (Motional)의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혁신 허브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3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2024년 20조4천억원 대비 19%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그 동안 한국은 잘못된 국제 정세 진단 및 정치적 불안 등으로 미국 대선 기간동안 트럼프 대통령 진영과의 관계에 소홀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측의 한국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그렇기에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미국 투자가 한미 경제 협력 관계를 회복하는데 일정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공장(HMGMA)의 생산을 확대할 경우, 관세 부담을 상쇄하고 오히려 혜택을 볼 수 있다”며 “HMGMA의 생산 대수를 50만대까지 끌어올리면, 관세가 없었을 때보다 영업이익이 5000억원가량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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