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X-ray] '역대 최대' 영업익 삼성전자, 반도체 호황 수익 '미래 기술'에 재투자

황성완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2 13:59:14
'HBM·AI' 반도체로 번 수익, R&D 투자…실적 넘어 기술 베팅 가속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글로벌 반도체 호황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공정 수요 확대가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반도체로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차세대 공정·AI 반도체 등 미래 기술 확보에 재투자하며 장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삼성전자]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025년 매출 333조6059억원,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HBM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DS(반도체 사업)부문의 HBM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이 같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2021~2025년 연구개발비용 총계표. [사진=전자공시]


◆ 영업이익 약 86.5% 규모 R&D…실적보다 기술 투자

 

삼성전자는 4분기 연구개발(R&D) 비용에만 10조9000억원, 2025년 연간 기준으로는 37조7000억원을 투입하며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이는 역대 최대 R&D 규모로, 전체 영업이익의 약 86.5%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2조5965억원, 2022년 24조9292억원, 2023년 28조3528억원, 2024년 35조215억원, 2025년 37조7000억원 등 삼성전자의 R&D 비용은 최근 5년간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23년에는 반도체 불황으로 영업이익이 6조5670억원에 그쳤음에도, 영업이익 대비 R&D 비율이 430%를 상회하며 실적과 무관하게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회계상 비용 처리 여부를 떠나, 공시 기준 연구개발비용 총계(비용 처리 + 무형자산 인식 포함)를 기준으로 실질적인 기술 투자 규모를 지속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 [사진=삼성전자]


◆ HBM·2나노·AI 반도체로 이어지는 기술 선순환 수조

 

일반적으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될 경우 기업들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를 동시에 축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실적 변동과 관계없이 R&D 투자를 오히려 확대하며 정반대 전략을 택하고 있다.

 

업계는 단기 수익성보다 차세대 공정,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등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우선시하는 경영 판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황이 회복될 시점에 기술 격차를 벌려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R&D 투자는 HBM 고도화, 2나노 파운드리 공정, AI 전용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 등으로 집중되고 있다. AI 서버 시장이 본격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동시에 보유한 삼성의 기술 전략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은 '누가 더 빨리 파느냐'보다 '누가 다음 세대를 먼저 준비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삼성이 현 시점에서도 영업이익을 다시 R&D로 돌리는 것은 HBM·AI 반도체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R&D 기흥캠퍼스 내 종합기술원 SR5 건물을 철거하고, AI 반도체 시대를 겨냥한 연구 인프라 재편에도 착수했다. 지난해 말 기흥 캠퍼스에 첨단 복합 반도체 R&D 센터인 ‘NRD-K’를 준공하고 운영에 들어간 데 이어, 향후 선단 공정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추가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시대를 선도하며 신규 GPU·ASIC 업체를 대상으로 HBM4를 적기에 공급하고, 고용량 DDR5·SOCAMM2·GDDR7 등 AI 연계 제품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며 “낸드는 eSSD 수요를 기반으로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NRD-K는 근원 기술부터 제품 개발까지 통합 수행하는 자립형 R&D 단지로, 향후 지속 확장을 통해 선단 공정 개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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