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종, 난소 기능 유지 ‘카테터 에탄올 경화술’로 치료 효과 높여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05-16 13:24:37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난소 기능이 이미 떨어졌거나 수술 후 재발한 자궁내막종 환자에게는 난소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수술 대신 ‘에탄올 경화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얇은 바늘침을 통해 자궁내막종 내 이물질만을 제거하고 에탄올을 주입해 화학적으로 파괴시키는 시술이다.


이때 자궁내막종 내 이물질이 매우 끈적끈적한 성분이라 얇은 바늘침으로 완벽하게 제거하기가 어려웠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바늘침 대신 카테터를 삽입해 에탄올 경화술을 이틀에 걸쳐 2번(2세션) 시행한 결과, 난소 기능은 유지되면서 자궁내막종의 크기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신지훈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신지훈 교수·산부인과 김성훈 교수팀은 2020년 6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카테터를 이용한 2세션 에탄올 경화술을 받은 자궁내막종 환자 22명(31개의 병변)의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자궁내막종의 지름이 평균 5.5cm에서 1.4cm로 약 4배 감소했으며, 자궁내막종의 부피는 96.4%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진 자궁내막종은 매달 생리로 빠져나가야 할 자궁 내막 조직이 난소에 착상 및 증식하는 질환이다. 심한 월경통, 만성 골반통 및 난임을 유발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수술로 치료할 경우, 혹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난소 조직에 손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난소 기능이 이미 떨어진 환자나 수술 후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는 남아있는 난소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에탄올 경화술이 시행되고 있다.

기존 에탄올 경화술은 질을 통해 얇은 바늘침을 삽입해 자궁내막종에 접근한 뒤, 혹 안의 이물질을 흡인해 제거하고 그 안에 에탄올을 넣어 자궁내막종 안쪽 세포들을 세척해 화학적으로 파괴시키는 방법이다. 이때 사용되는 바늘침의 두께가 매우 얇아 점도가 높은 자궁내막종 내용물을 깨끗하게 흡인하기 어려워 시술 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재발률이 약 15% 정도로 높았다.

연구팀은 2020년 6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카테터를 이용한 2세션 에탄올 경화술을 받은 난소 기능이 저하된 자궁내막종 환자 22명(31개 병변)의 치료 효과를 6개월 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바늘침보다 두꺼운 4~6mm²(7~8.5 Fr) 내강의 카테터를 사용해 자궁내막종 내용물을 보다 확실하게 제거했으며, 동일한 시술을 2번 시행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시술 도중 조영제를 삽입해 내용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혹 외벽에 구멍이 뚫리지 않았는지 확인함으로써 에탄올이 난소 주변으로 누출되는 상황을 방지했다.

그 결과, 자궁내막종의 지름이 시술 전에는 평균 5.5cm에서 시술 6개월 후 1.4cm로 약 4배 감소했다. 자궁내막종의 부피는 시술 전 114.6㎤에서 시술 6개월 후 3.4㎤로 감소해 약 96.4% 감소했다.

환자의 난소기능을 측정하는 혈중 AMH(Anti-Mullerian Hormone) 농도 변화에 있어서는 시술 전 평균 1.37ng/ml에서 1.18ng/ml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 없이 건강하게 유지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찰기간 동안 치료된 자궁내막종이 다시 성장한 경우는 없었으며, 시술과 연관된 주요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도 없었다.

신지훈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카테터를 이용한 2세션 에탄올 경화술의 경우 환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난소 기능을 보전할 수 있고,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질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해 시술이 진행되다보니 흉터가 남지 않고 통증이나 합병증도 적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아직까지 대부분 난소 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시술 대상을 확대해 더 많은 자궁내막종 환자들이 건강하게 치료받고 삶의 질도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인터벤션 학술지인 ‘심혈관 및 인터벤션 영상의학학술지(CardioVascular and Interventional Radiology, 피인용 지수 2.9)’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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