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PEC 성공, 열쇠는 ‘스마트 입출국 관리’

문기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5 12: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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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보안 글로벌 추세 ‘스마트 보안’에 무게 … ‘스마트 집중관리’6대 실행안
박재완 협회장 “안전하며 편안하고 신속하게 입출국할 수 있는 나라 인상 필요”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APEC 정상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회의는 천년 고도 경주에서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사흘간 개최되며, 정부 각료와 기업인, 언론인을 포함해 약 2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박재완 사단법인 대한민국항공보안협회장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복합적 보안 위협이다. 최근 국가정보원은 국제 테러조직원들이 중동·아프리카의 근거지를 떠나 유럽과 아시아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APEC 정상회의를 겨냥한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APEC 참석자로 위장한 불법 입국 시도 역시 우려되는 대목이다. 21개 회원국 가운데는 우리나라 불법 체류자 상위 국가들도 포함되어 있어 위험이 더욱 현실적이다. 더 나아가 각국 정보기관과 스파이들이 이번 회의를 정보전의 장으로 활용하려 할 가능성도 크다. 다양한 형태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복합적인 위협을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국경 관리 강화다. 그러나 위협만을 앞세운 과도한 보안 강화는 국가 이미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오늘날 AI 기반의 최첨단 보안 환경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우리는 APEC 기간 동안 강력한 보안을 확보하는 동시에, 편리하고 안전하며 신속한 입출국 절차를 구현해야 한다.

다행히 한국은 이미 스마트 보안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법무부의 자동출입국심사(SES)는 지문과 안면 등 생체정보를 활용해 신원을 자동 확인함으로써 통과 시간을 크게 단축시킨다. 일부 국가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상호 자동심사 이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또한 정부는 항공사로부터 탑승객 정보를 사전에 수집·분석하는 ‘i-PreChecking’ 제도를 운영해 위험 승객의 탑승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 아울러 출국 단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도 별도 등록 절차 없이 자동화 출국심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최근 항공보안의 글로벌 추세 역시 ‘스마트 보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리스크 관리 기반의 국경 통제와 자동화 절차를 통해 ‘보안은 강화하고, 통과는 신속하게’라는 목표를 제시한다.

 

이 흐름에 발맞춰 미국 교통안전청(TSA)이 운영하는 ‘PreCheck’ 제도는 사전 신원 확인과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저위험군 승객은 신속히 통과시키고, 보안 자원은 고위험·미확인군에 집중하는 대표적 위험기반 보안 모델로 자리잡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카타르 정부는 ‘Hayya 카드’를 디지털 신분증과 출입 허가 수단으로 통합해 대규모 방문객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면서도 접근성을 유지했다. 대회 기간에는 입국 관리부터 경기장·교통 이용까지 하나의 디지털 인증 체계로 운영하며, 대형 이벤트에서 사전 인증과 QR 연동이 보안 통제력과 이동 편의를 동시에 높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APEC 기간, 한국에 필요한 ‘스마트 집중관리’ 6대 실행안

첫째, ‘사전 인증 + 전용 동선’으로 참가자를 맞이한다.


APEC 회원국 공식 대표단, 각료, 경제인, 언론인은 사전 등록을 통해 이미 신원이 확인된 그룹이다. 이들을 위해 공항 내 전용 출입통로와 별도의 수하물 동선을 마련해, 막힘 없는 입·출국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 ‘회원국 국민 = 저위험 기본값’ 원칙을 도입하되, ‘사전 등록’과 ‘배제 규정’을 병행한다.


행사 기간 APEC 회원국 국민 중 사전 등록을 마치고 불법체류 이력·제재 명단·수배 등 배제 요건이 없는 경우, 자동출입국심사(SES)와 신속 심사 통로를 폭넓게 제공한다. 이는 국적만으로 면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 데이터와 상호 확인을 전제로 한 ‘저위험군 신속 처리’ 원칙이다.

셋째, ‘표적 심사’를 고도화한다.


고위험·미확인군은 테러리스트 데이터베이스와 감시 명단, 인터폴 및 주요 파트너국과의 정보 공유, 탑승객 사전 정보(PIA)와 머신러닝 기반 분석을 결합해 사전에 식별한다. 이후 현장에서는 정밀 심사로 연결한다. 이는 미국 TSA의 위험기반 보안 원칙인 ‘고위험·미확인군 집중’ 모델을 APEC 현장에 맞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넷째, ‘원스톱 디지털 배지’로 이동 전 과정을 통합한다.


APEC 참가자에게 QR 기반 디지털 배지를 부여해 입국 심사부터 셔틀 수송, 행사장 출입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한다. 카타르 월드컵의 ‘Hayya 카드’처럼 사전 인증과 현장 진입권을 결합하면, 보안 수준과 편의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다섯째, ‘출국 자동화’로 공항 출국장의 병목을 해소한다.


행사 직후 몰리는 동시 출국 ‘피크 타임’에 대비해 외국인 자동화 출국심사(사전 등록 불필요 대상 포함)를 최대치로 가동한다. 이는 대기 행렬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즉각적 해법이다.

여섯째, ‘현장 지휘본부’와 ‘대국민 소통’을 결합한다.


공항 당국과 항공사, 항공보안 기관, 출입국·세관이 함께 참여하는 지휘본부를 공항 현장에 설치해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한다. 동시에 입·출국 대기 시간과 동선을 실시간으로 다국어 안내해, “보안은 강하지만 불친절하지 않은 국가 이미지”를 완성한다.

‘모두를 오래 세우는 보안’에서 ‘위험을 오래 붙잡는 보안’으로

APEC은 단순한 국제회의가 아니라 한국의 국경 관리 역량을 세계에 보여주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 저위험군은 빠르게, 고위험군은 깊게 다루는 ‘스마트 집중관리’가 구현된다면, 보안은 더욱 강해지고 입·출국 경험은 한층 개선된다.

미국 TSA의 위험기반 보안 철학, 카타르 월드컵의 디지털 배지 운영 경험, 그리고 한국이 이미 보유한 자동출입국심사시스템(SES)과 사전정보 시스템을 APEC형 ‘원팀 운영’으로 결합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한국은 “안전하면서도 편안하고 신속하게 입출국할 수 있는 나라”라는 강력한 인상을 국제사회에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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