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니 6대서 7600만대 신화"…車 수출 50년, 미래차 전쟁의 출정식 된 '자동차의 날'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2 15: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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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금탑·황기영 KGM 동탑 수훈…미래차·AI·전동화 공로 조명
업계 “이제는 수출량 아닌 기술 패권 경쟁”…JW메리어트에 모인 車산업 300인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2026년 5월 12일 제23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서울. 행사장 입구에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계, 정부 관계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장 시작 후 스크린에는 1976년 에콰도르로 수출을 향했던 영상 속에 포니가 흘러나왔고, 다른 화면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이미지가 교차됐다. 

 

▲[사진=메가경제]

 

‘자동차 수출 50주년’을 기념한 이날 행사는 과거의 영광을 돌아보는 자리를 넘어 글로벌 미래차 전쟁의 새로운 출정식에 가까웠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은 이날 오전 JW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제23회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회장, 황기영 KG모빌리티 대표, 수상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자동차의 날은 1999년 5월 12일 자동차 수출 누계 1000만대 달성을 기념해 2004년 제정됐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분위기부터 남달랐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올해 수출 50주년을 맞으면서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의 공식 시작점은 1976년 6월이다. 당시 현대차의 포니 6대가 에콰도르로 수출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첫 해외 진출 기록이 세워졌다. 

 

이후 반세기 동안 한국 자동차 산업은 누적 수출 7600만대를 돌파했다. 불과 수십 년 만에 세계 자동차 수출 강국 반열에 오른 셈이다.

 

“이제 단순 생산국이 아니라 기술 패권 경쟁 시대”라는 말이 걸맞게 향후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미래차 전환과 기술 혁신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가운데), 장재훈 부회장(왼쪽 2번째), 황기영 대표(왼쪽1번째), 함상식 대표(오른쪽 2번째)가 산업훈장을 수상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메가경제] 

 

이날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 훈장은 장재훈 부회장에게 돌아갔다. 장 부회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과 생산 혁신,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은탑산업 훈장은 함상식 엠알인프라오토 대표가 수상했다. 함 대표는 자동차 부품 분야 기술 경쟁력 강화와 지역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동탑산업 훈장은 황기영 대표에게 수여됐다. KG모빌리티(KGM)의 체질 개선과 수출 확대, 친환경차 전환 전략을 이끈 공로가 인정됐다.

 

행사장에는 수상자들이 단상에 오를 때마다 박수가 이어졌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표정은 마냥 밝을 수만은 없었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중국 전기차 업체의 급부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자동차의 날 포상은 전동화·자율주행·AI·스마트 제조 혁신 등 미래차 핵심 분야 유공자 발굴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포상 16점과 장관표창 20점 등 총 36명의 유공자 가운데 상당수는 전기차 핵심 기술과 소프트웨어, 제조 혁신, 미래차 생태계 구축 분야에서 공적을 인정받았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무게 중심이 하드웨어 제조에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한 것이다.

 

행사장에 참석한 한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예전 자동차의 날이 생산량과 수출 실적 중심 행사였다면 이제는 AI, SDV, 자율주행 이야기가 핵심 화두가 됐다”며 “자동차 산업 자체가 완전히 다른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는 걸 현장에서 실감한다”고 말했다.

 

◆ 7600만대 수출 기록 韓 자동차, 이제는 '미래차 패권전' 시대

 

실제 완성차 업계의 관심사는 단순 판매 확대보다 미래차 주도권 확보에 맞춰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흔들고 있고,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전동화 투자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대진 KAMA 회장 역시 기념사에서 이러한 위기의식을 숨기지 않았다.

 

▲정대진 회장이 기념사를 하는 모습[사진=메가경제]

 

정 회장은 “올해는 자동차 산업이 수출 50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라며 “우리 자동차 산업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을 넘어 이제 세계 미래모빌리티 시장을 이끌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날로 치열해지는 미래차 경쟁 속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 기반 확보와 민관 협력을 통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상생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 분위기는 과거의 성과를 자축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50년을 걱정하는 산업계의 긴장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행사 초반 대형 스크린에는 포니부터 전기차 아이오닉, 자율주행 콘셉트카까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변천사가 영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은 이미 다음 질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수출 7600만대를 만든 한국 자동차 산업이, 미래차 시대에도 글로벌 주도권을 지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이날 수상자로는 전동화 전환 부문에는 ▲르노코리아 상희정 부사장 ▲기아 장수한 전무 ▲평화산업 이병곤 선임연구원 ▲경신 황승훈 상무보 ▲한국교통안전공단 노희창 책임연구원 ▲유니크 김정태 책임연구원 등이 친환경차 국내 생산 유치 및 핵심 기술 개발 공로를 인정받았다. 

 

AI·소프트웨어·자율주행 기술 혁신 부문에서는 ▲현대모비스 이종하 상무 ▲금호타이어 나선미 상무 ▲클리오디자인 김승우 이사 ▲챗봇모빌리티 강성근 대표 ▲에스유엠 현영진 대표 ▲덕일산업 김무호 팀장 등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마트 제조 기술 고도화 부문에는 ▲현대자동차 이재민 전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김재희 상무이사 ▲다성 박시준 차장이 포함됐다.

 

미래차 산업 생태계 및 인재 기반 구축 부문에서는 ▲한양대 민승재 교수 ▲한국자동차연구원 김현철 연구위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박종진 과장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상동 사무국장 등이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시장 개척 및 위기극복·상생협력 부문에서는 ▲한국지엠 장길재 상무 ▲케이모빌리티브릿지재단 서진원 사무총장 ▲유성기업 김상명 차장 ▲KG모빌리티 양제헌 책임매니저 ▲태양금속공업 강문호 이사 ▲와이에스모빌리티 유기혁 대표이사 등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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