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1년 내 소각, 기업 숨통 죈다"…자유기업원 "과잉규제 대신 시장에 맡겨야"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6-30 15:32:37
공시 확대·사익편취 차단은 필요…획일적 소각 의무화는 정상적 자본배분 제약 지적
"43조원 자사주 소각이 능사 아니다"…투명성·선택·사후책임 중심 시장규율 전환 제안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자기주식(자사주)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가 자사주 공시 대상을 확대하고 1년 내 소각·활용 제한을 강화한 가운데 이를 획일적 과잉 규제로 하기 보다는 투명한 공시와 사후 책임 중심의 시장 규율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자유기업원]

 

자유기업원은 29일 입법정책 이슈보고서 '이슈와 자유' 제24호를 발간하고,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자기주식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의 쟁점과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자사주 공시 강화와 의결권 제한, 지배주주 사익 활용 방지 필요성은 인정했다. 회사 돈으로 사들인 자사주의 경영권 방어나 특수관계인 이익을 위해 쓰이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모든 상장사에 같은 수준의 상세 공시를 요구하고, 자사주를 1년 내 소각이나 활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은 기업의 정상적인 자본 운용까지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사주는 단순한 주주환원 수단만은 아니다. 임직원 보상,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 자본구조 조정, 시장 충격 대응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재무수단이다. 기업의 성장 단계와 업종, 투자 여력에 따라 적정 보유기간과 활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규제 초점을 ‘자사주 보유 자체’가 아니라 ‘처분 과정의 이해상충’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할 때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넘어가면 의결권이 되살아날 수 있다. 

 

따라서 처분 상대방이 지배주주와 어떤 관계인지, 가격이 공정한지, 기존 주주 지분이 얼마나 희석되는지 등을 중심으로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자사주 소각 규모가 급증한 점도 별도로 짚었다. 올해 1~5월 자사주 소각액은 4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소각액 21조4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보고서는 소각 증가만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소각은 주주 지분가치를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성장투자와 연구개발, 고용, M&A(인수합병)에 쓸 자본 여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기업원은 개선 방향으로 공시 차등화, 정당한 목적의 자기주식 보유·활용 허용, 장내 처분 안전항구 제도 도입, 자기주식 교환사채의 비관계인 거래 허용, 규제 효과의 종합 평가 등을 제안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정부가 기업별 자사주의 최적 보유 기간과 활용 방식을 대신 결정할 수는 없다”며 “관련자 거래와 불공정 처분에는 엄격한 책임을 묻되, 공개시장 거래와 비관계인 대상 자금조달에는 명확한 활용 경로를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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