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도 AI 전환 속도전…디자인부터 생산·마케팅까지 ‘전 과정 혁신’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6 10:16:17
한국패션협회, AI 실증 사례 공유…디자인 자동 생성·제조 데이터 자동화 등 현장 적용
영원무역·LF·한섬·삼성물산 등 AI 활용 확대…상품 개발·추천·판매예측 고도화
고객 데이터·3D 샘플링·공급망·글로벌 마케팅으로 실증 범위 확대…연말 상용화 성과 공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내 패션업계가 인공지능(AI)을 디자인부터 생산, 유통·마케팅까지 전 과정에 접목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상품 기획과 디자인, 제조,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 실제 업무 과정에 AI를 적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패션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디자인 자동 생성부터 작업지시서 작성, 제조 데이터 자동화, 패턴 디지털화 등 다양한 활용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업계 전반의 AI 도입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 혁신과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 성래은 한국패션협회 회장이 2026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영원무역]

 

한국패션협회는 지난달 28일 동대문 DDP 패션몰에서 ‘2026 FASHION AI CASE STUDY Session 2’를 개최하고 패션기업들의 AI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이번 세션에서는 디자인 자동 생성, 작업지시서 생성, 제조 데이터 자동화, 패턴 디지털화 등 패션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AI 적용 사례가 소개됐다. 특히 패션산업의 특성상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유통에 이르는 과정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AI를 개별 업무가 아닌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 관심이 모였다.

 

기업들의 AI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영원무역은 2028년 SS·FW 시즌 아웃도어 3D 컬렉션 제작 과정에서 3D 디자인 툴에 AI 비주얼 기술을 접목했다. 소재의 질감과 실루엣뿐 아니라 실제 착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움직임까지 보다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실제 샘플 제작 이전 단계에서 제품의 완성도를 검토하고 디자인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영원무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기술 경쟁력 강화와도 맞닿아 있다. 디지털 기술을 실제 디자인과 생산 과정에 적용해 상품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F는 AI 기반 상품 추천과 판매 예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구매 및 행동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고 판매량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AI 활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섬도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상품 추천 기능을 고도화했으며, 관련 기능 업그레이드 이후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전년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단순한 상품 검색 보조 기능을 넘어 고객 접점에서 구매 경험을 개선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AI 추천 알고리즘과 가상 모델 등을 활용해 고객 경험과 업무 효율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고객별 상품 추천을 정교화하는 동시에 가상 모델을 활용해 패션 콘텐츠 제작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AI가 패션산업의 비용 구조와 업무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산업은 시즌별 상품 개발과 다품종 생산, 재고 관리, 고객 취향 변화 등에 민감한 만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상품 기획과 생산 과정의 효율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디자인 영역에서는 기존에 디자이너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했던 작업에 AI가 보조 역할을 수행하면서 시제품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단계에서도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추천과 판매 예측이 강화되면 재고 관리와 판매 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이자 한국패션협회 회장은 AI 전환의 방향을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산업 현장의 변화로 규정했다.

 

성 회장은 “AI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디자인과 생산 방식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의 도구”라며 “현장에서 검증된 AI 활용 사례를 지속적으로 확산해 패션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패션협회는 AI 실증 사업의 범위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고객 데이터, 3D 샘플링, 공급망 디지털전환(DX), 글로벌 마케팅 등으로 AI 실증 영역을 넓히고 패션기업들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추가로 발굴한다.

 

연말에는 그동안 진행한 AI 실증 사업의 상용화 성과를 공유하는 메인 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패션업계의 AI 전환은 앞으로 기술 자체보다 이를 실제 사업 과정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접목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디자인과 생산, 판매, 마케팅을 별개의 영역으로 나누기보다 축적된 데이터를 AI로 연결하고 이를 다시 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업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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