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수수료 한국투자증권 220억원 최다…미래에셋증권 4위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이해충돌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아들이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다만 실제 상품 운용과 거래로 발생한 수수료 수익은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에 가장 많이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도입 과정에서 이해충돌이 있었는지와 실제 경제적 수혜가 어디에 얼마나 귀속됐는지는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운용보수는 삼성자산운용이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증권사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운용보수 2위, 미래에셋증권은 위탁매매수수료 4위에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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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수수료 수익 이미지 [사진=챗GPT] |
금융당국은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국내 상장을 허용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개별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수준으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할 경우 손실도 빠르게 불어날 수 있어 일반 ETF보다 투자 위험이 크다.
상장 직후에는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대거 몰렸다. 개인투자자는 5월 27일부터 7월 30일까지 16개 상품을 총 15조287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6787억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이 7월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등 투자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자 거래 열기는 빠르게 식었다. 지난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 59억원으로 줄어 규제 시행 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월27일부터 7월28일까지 16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발생한 잠정 운용보수는 총 36억65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 발생한 운용보수는 30억2900만원으로 전체의 약 83%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통해 4억8500만원의 운용보수를 거둬 2위에 올랐다. 삼성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운용보다 약 6.2배 많은 운용보수를 올린 셈이다.
이어 한화자산운용 4900만원, 신한자산운용 3500만원, 한국투자신탁운용 2600만원, KB자산운용 2100만원 순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의 운용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은 관련 상품에 자금이 집중된 데다 보수율도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월 초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관련 상품 순자산 점유율은 약 62%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약 32%를 크게 앞섰다. 총보수율도 삼성자산운용 KODEX 상품이 약 0.29%,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상품이 약 0.09%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8월3일 기준 누적 운용보수 수익은 삼성자산운용이 32억2536만원으로 전체의 82.6%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억1136만원으로 13.1%였다.
증권사가 ETF 거래를 중개하고 받는 위탁매매수수료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은 4위에 그쳤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투자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27일부터 7월31일까지 국내 36개 증권사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로 거둔 위탁매매수수료는 총 930억9866만원으로 집계됐다. 운용업계 전체 운용보수 36억6500만원의 25배를 웃도는 규모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219억931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위탁매매수수료의 23.6%에 해당한다.
NH투자증권이 124억2539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키움증권 123억3506만원, 미래에셋증권 80억661만원, 삼성증권 74억4915만원 순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미래에셋그룹 관련 논란을 두고 미래에셋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으로 얻은 경제적 수혜와 제도 도입 과정에서의 이해충돌 여부를 분리해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와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경 이찬진 원장과 김용범 실장의 아들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로 다른 부서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설치법은 금융위원의 배우자나 4촌 이내 혈족 등이 해당 안건과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 또는 법인에 재직할 경우 해당 위원을 심의·의결에서 제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원장이 미래에셋 관련 안건을 심의·의결할 때 제척 대상에 해당된다.
반면 김 실장은 금융위원회 회의체에 참여하지 않아 이 원장과 같은 방식의 금융위 의결 제척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은 친족이 관련 금융회사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해당 안건의 심의·의결에서 배제된 바 있다.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역시 재임 당시 매제가 미래에셋증권에 근무해 관련 안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회 차원의 검증이 이뤄진다면 단순히 수수료 수익이 어느 회사에 돌아갔는지만 따질 사안은 아니다”며 “상품 도입 과정의 정책 판단과 관련 회의 참석 여부, 이해관계자 제척 절차가 적절하게 작동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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