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조 규모 美 파운드리 신규 공장 부지 테일러시 확정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11-24 10: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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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 투자 중 최대 규모...2024년 하반기 양산 목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핵심 생산기지 역할 맡을 것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투자 대상인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Taylor)시를 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첫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인 방미 일정에서 오랜 기간 미뤄졌던 대규모 반도체 투자 결정을 최종 매듭짓고 귀국길에 올랐다.

▲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John Cornyn) 상원의원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올해 5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를 통해 발표한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지 6개월 만이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금액이 170억 달러(약 20조 원)에 달해 역대 삼성전자 미국 투자 규모 중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신규 라인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돼 오는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지어진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 생산 역량을 확대해 첨단 및 핵심 시스템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신규 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되며, 5G,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이에 AI, 5G, 메타버스 관련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전 세계의 시스템 반도체 고객에게 첨단 미세 공정 서비스를 더욱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버라이즌 CEO [사진=삼성전자 제공]


당초에는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가 유력 후보지로 예상됐지만 삼성전자가 프로젝트 세금감면 신청서를 철회해 테일러시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테일러시가 재산세 90% 이상 감면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결과 신규 공장 건설 부지로 최종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기존 오스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와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 정부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약 150만 평의 신규 부지는 오스틴 사업장과 불과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기존 사업장 인근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용수와 전력 등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도 우수하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텍사스 지역에 다양한 IT 기업들과 유수 대학들이 있어 파운드리 고객과 우수인재 확보에도 많은 이점이 있다”며 “테일러시 교육구 정기 기부, 학생들의 현장 인턴십 제도 등 인재 양성을 통한 지역사회와 동반성장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사진=연합뉴스]


신규 라인은 현재 건설 중인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특히,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돼 고객사 수요에 대한 보다 신속한 대응은 물론,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함께 장기적으로 다양한 신규 첨단 시스템 반도체 수요에 대한 대응 능력이 확대돼 차세대 IT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미국에 진출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로, 이번 테일러시 신규 반도체 라인 투자 확정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신규 라인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인재양성 등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삼성전자의 신규 테일러 반도체 생산시설은 텍사스 중부 주민들과 가족들에게 수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텍사스의 특출한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텍사스가 첨단 기술분야의 리더는 물론 역동적인 경제 강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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