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 리스크, 라이선스 데이터·출처 기록 필수
연구윤리, 상도덕, 저작인격권 등도 주의해야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2023년 전 세계의 이목을 끈 저작권 판결이 나왔다. 미국 저작권청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단편 만화 '새벽의 자리야(Zarya of the Dawn)'에 대해 저작권 등록을 승인했다. 이 작품은 텍스트 입력만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프로그램 '미드저니(Midjourney)'를 활용해 제작된 것으로, 생성형 AI와 저작권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의 출발점이 됐다.
하지만 재심 결과는 달랐다. 미국 저작권청은 작품의 글과 편집, 배열에는 저작권을 인정했지만 AI가 생성한 이미지 자체에는 저작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프롬프트를 입력한 행위만으로는 인간의 창작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 표현은 AI가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생성형 AI는 이제 교육과 출판, 게임, 미디어, 디자인 등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는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과 영상을 제작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며 창작 환경 자체를 바꾸고 있다.
생산성과 창작 효율은 크게 높아졌지만, 그 이면에서는 저작권 침해와 학습데이터 활용, 창작자 권리 보호, AI 생성물의 법적 지위 등 새로운 법적·제도적 과제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특히 AI가 만든 결과물에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인간의 창작은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지는 생성형 AI 시대 콘텐츠 산업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강기봉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현행 법체계에서 AI는 어디까지나 창작을 위한 보조도구에 불과하다"며 "AI를 독립적인 창작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면 기존 지식재산권 법체계와는 별도의 독립적인 법률을 통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법체계를 마련하더라도 기존 지식재산권 제도의 목적을 훼손해서는 안 되며, 인간의 문화와 문명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인공지능보다 인간이 창작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원칙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정책법률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였고 서강대학교 연구사업단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으며, 한국법정책학회 정보이사, 한양법학회 정보이사, 한국부동산법학회 연구이사, 한국과학기술법학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지식재산권과 IT 법제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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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봉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사진=서울디지털대학교] |
30일 강기봉 서울디지털대 교수를 만나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AI 콘텐츠를 둘러싼 저작권의 기본 원칙과 AI 기본법, 플랫폼 책임, 인간 창작의 법적 의미, 향후 법·제도 개선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AI로 제작한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관련 기술의 발전과 이와 관련한 아이디어의 확산, 응용 기술과 산업의 전개를 고려하면 AI 콘텐츠 시대는 피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의 결과라고 본다. 다만 과거에도 그랬듯이, 새로운 환경이나 플랫폼의 출현에 따라 저작물 등 기존 권리와 AI 산출물로 인한 사회적 문제 사이에는 긴장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Q 미드저니 이미지 저작권 불인정 사례를 보면 생성형 AI가 만든 콘텐츠는 법적으로 누구의 저작물로 봐야 하나.
‘저작권법’의 기본 원칙은 비교적 명확하다. 저작권법상 정의에 부합하는 저작물을 창작한 자에게 저작자로서의 권리가 부여된다. 따라서 AI 산출물에 대해서도 저작권법상 ‘창작’에 해당하는 기여를 한 경우 그 창작한 자가 저작자가 되고, 그것이 그의 저작물이 된다.
누가 창작을 했는지는 산출물의 표현에 창작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 표현을 누가 저작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보호 대상은 창작성이 인정되는 표현 부분에 한정된다.
순수하게 AI가 만든 결과물은 그 주체가 인간이 아니므로 현행법상 저작권이 존재할 수 없다. 다만 결과물에 저작권법상 저작물의 정의에 부합하는 인간의 ‘표현에 대한 창작’이 존재한다면,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저작권이 존재할 수 있다.
이 경우 전체 결과물은 창작성이 없는 부분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저작물로 다뤄질 수 있으나, 보호 대상은 여전히 창작성이 있는 표현 부분이다.
AI가 만든 결과물은 거래될 수 있으므로 산업적 활용 자체는 가능하다. AI 결과물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면 저작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가능해 보인다. 저작권법 안에서도 기존 저작물 또는 저작자 보호 차원의 입법은 가능하다고 본다.
Q AI 학습데이터로 활용되는 원저작물의 저작권은 어떻게 보호돼야 하나. 저작권 침해 여부와 공정이용의 범위를 설명해 달라.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저작물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저작권법상 공정한 이용 규정에 따라 저작재산권이 제한되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공정한 이용은 현재 국내외 소송에서 핵심적인 판단 요소다. 그렇지만 공정한 이용의 범위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없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미국에서도 하급심 판결들은 있지만 아직 결정적인 결론은 없다.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복수 지역의 연방법원 판결도 살펴봐야 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발간한 자료들을 참조하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라이선스를 통해 데이터셋을 구성하고 이를 적용한 AI를 활용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이다. 주요 AI 기업들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Q AI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윤리적 문제도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저작권 침해가 가장 기본적인 문제다. 저작물에 적용된 저작자의 스타일은 아이디어로서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스타일이 표현으로 이어지는 경우 저작권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상도덕이나 윤리적 측면에서 기존 저작자의 저작 활동에 영향을 미치거나 이른바 아류작을 양산하는 것이 올바른지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향후 엄정한 사회적 평가나 법률 제정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특히 인간이 아닌 AI에 의한 산출물에 대해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사회적 평가 체계를 유지하고 혼란을 막는 데 유효하다고 본다.
Q 표절이나 편향성, 허위정보 생성 같은 문제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위험 요소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고 보는가.
편향성은 학습 데이터의 문제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통제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며, 데이터를 통제하는 사람의 주관도 AI의 편향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학습 데이터의 완전한 통제는 어렵기 때문에 사후적 관리나 통제도 중요하다. 이용자 스스로 편향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허위정보 생성은 학습 데이터, AI 개발자, AI 이용자 모두와 관련이 있다. AI 개발자가 학습과 생성 관련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이용하느냐, AI 이용자가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모두 생성물에 영향을 미친다. AI 기술이 완전하지 않다는 전제 아래에서는 최종 이용자가 이를 검토하고 선별·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기술 발전을 도모하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법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거버넌스 차원의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Q 현재 정부가 AI 저작권 관련 가이드라인과 법안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논의는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으며,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비롯해 4건의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료들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이다. 법률 규정에 대한 유권해석이나 법적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궁극적인 방안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및 시행령은 이미 시행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후속 개정안과 관련 법률안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AI 생성물임을 이용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고지·표시 의무를 개선하는 방안,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제공·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방안, 국민의 AI 활용 능력을 높이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피지컬 AI 관련 특별법률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다. 다만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거버넌스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
Q 콘텐츠 제작자가 AI 기본법과 저작권법 측면에서 반드시 검토해야 할 법적 리스크는 무엇인가.
AI 기본법은 전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고, 저작권법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AI 기본법에서 제시하는 의무 사항을 지키고 저작권법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외 소송은 아직 결정적인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므로, 사후 법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AI 산출물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를 들어 해당 AI에 사용되는 학습용 데이터가 라이선스로 이용 허락된 것이라면 비교적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AI 산출물이라도 연구윤리, 상도덕, 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 등에 저촉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저작권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라도,
예를 들어 스타일을 차용하는 경우라면 특정 저작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고 윤리적으로 판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완전히 새로운 창작을 하는 인간이 없다면 AI도 그만한 산출물을 낼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저작권 침해 가능성, 학습 데이터 출처의 불명확성, AI 생성물 표시 의무 등과 관련해 현장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자료를 검토해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줄이고, 라이선스가 적용된 데이터셋을 이용한 AI 도구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AI 생성물 표시 의무도 지켜야 한다.
또한 자신의 성과물을 공유할 때에는 생성형 AI에 의한 생성물인지 또는 생성형 AI에 의한 직접 생성이 아니라 창작을 위한 도구로 활용했는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향후 다양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차원의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거나 협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필요도 있다.
Q 주요 국가들은 AI 생성물의 저작권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
주요 국가들은 저작권에 대해 기본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과 한국 등은 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을 진행했다. 이는 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며, 과거 인터넷을 통한 불법저작물 확산 문제를 고려한다면 저작권과 관련하여 AI로 인한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이를 되돌리기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만 국내외에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입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논의 흐름과 판례 형성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Q 콘텐츠 제작자들이 자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미리 준비할 것이 있나.
AI에 의한 이용을 원하지 않는다면 해당 고지문을 저작물에 포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저작물에 CCL(Creative Commons License), 오픈소스 라이선스(Open Source License) 등의 라이선스를 적용하는 것도 정보 공유를 유지하면서 저작권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AI에 의한 자신의 저작물 이용이 향후 창작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필요도 있다.
자신의 저작물이 AI에 의해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소속 단체나 SNS를 통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입법을 위한 공청회나 세미나에 참석해 의견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 제기가 없으면 논의도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법적 책임 논의 과정에서도 저작자가 수입 감소와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한 사례가 있었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가 없다면 정부나 국회가 조치를 검토할 근거도 부족해질 수 있다.
Q 인간의 창작 기여도를 입증하는 방법이나 AI 활용 사실 공개, 데이터 관리 및 라이선스 전략 등 실무적으로 필요한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인간의 창작 기여도는 저작물에 해당하는 표현에 인간의 창작 결과가 포함돼 있는지가 핵심이다. 해당 표현이 존재한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입증해야 한다. 다만 표현의 실질적 유사성뿐 아니라 기존 저작물에 대한 의거성도 입증해야 하므로, 실제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문제 발생 시 주장의 근거로 제시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용된 표현 부분을 캡처해 저장하고, 원본과 비교 자료를 작성하며, 출처를 기록해 두는 방식이 필요하다.
개인은 법적 문제 외에도 자신의 사회적 평가를 고려해 AI 활용 사실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기업 역시 법적 리스크, 사회적 평가, 구성원들의 내부 평가, 윤리적 문제 등을 고려해 AI 활용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AI에 중요한 정보나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내부 직원 및 이용자와의 라이선스·계약 관계를 정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Q 생성형 AI 확산이 창작자 생태계에 가져올 영향은 무엇인가.
생성형 AI 확산은 표현이나 스타일의 복제로 인해 창작자의 시장을 축소시키고 창작 의욕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문제가 심화되면 저작물 시장을 교란하고 창작 생태계를 훼손할 수도 있다.
반면 저작자들도 생성형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활용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생성형 AI는 보조적 창작 도구로서 기능할 수 있으며, 이 부분은 무시하기 어려운 장점이다.
다만 현행 법체계에서 AI는 창작을 위한 보조도구에 불과하다. 독립적인 창작 주체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지식재산 관련 법률이 인간의 문명과 창작 활동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AI를 독립적 창작 주체로 인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세계 주요 국가들도 인간을 창작 주체로 보고 있으며, AI를 창작 주체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를 부정하거나 결론을 유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만약 AI를 독립적 창작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면, 기존 지식재산 관련 법률의 체계와 목적을 고려해 별도의 독립 법률에서 다루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도 기존 지식재산 관련 법률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아야 하며, 인간의 문화와 문명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인공지능보다 인간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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