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멀린다 게이츠 부부 이혼, 역대급 재산분할액에 시선집중...게이츠재단 운영에는 의문부호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5 11: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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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선정 세계 대부호 4위...재산 추정액 139.4조원
이혼으로 부부공동운영 '게이츠 재단'의 미래에도 빨간불
2년전 이혼한 제프 베이조스 부부보다 재산분할액 많을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겸 세계적인 부호인 빌 게이츠와 부인 멀린다 게이츠가 3일(현지시간) 전격 이혼을 발표하면서 부부의 재산 분할방식과 공동 운영중인 세계 최대 자선단체의 향후 진로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부부는 그동안 세계 최상위층 부자 부부 가운데서도 유독히 ‘모범부부’의 모습을 보였던 터라 뜻밖의 이혼 소식은 더욱 더 세계인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5일 현재 전세계 부호 순위를 평가하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다르면 빌 게이츠의 재산은 약 1240억 달러(약 139조4천억원)이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에 이어 세계 부호 4위다.
 

▲ 세계적 억만장자 부호이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빌 게이츠 부부가 지난 2018년 9월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 함께 참석한 모습. [뉴욕 AFP= 연합뉴스]

두 사람의 이혼 사유와 재산 분할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이나 절차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역대 가장 값비싼 이혼 기록 중의 하나로 남을 가능성은 커 보인다.

미국 법원에서는 결혼 기간과 배우자의 재산 형성 기여도 등을 고려해 재산 분할액을 산정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게이츠 부부의 이혼신청서를 접수한 시애틀 킹카운티 지방법원이 속한 워싱턴주는 특히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 대한 합의가 없을 경우 재산을 50대50으로 나누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1994년 결혼한 부부는 지난 27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해왔다. 게다가 멀린다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회사의 마케팅 매니저였고, 비영리 자선단체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을 공동 운영할 정도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둘의 재산분할에는 이같은 멀린다의 활동 요소가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는 이혼에도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계속해서 공동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향후 운영방안 등을 놓고 문제가 노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둘은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홈페이지의 '우리의 이야기(Our Story)'에서 재단 운영에 대한 생각과 의지를 밝혔다. 빌과 멀린다가 함께 농업현장을 방문한 사진도 실려 있다. [사진=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홈페이지 캡처]

물론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로펌 '매킨리 어빙'에서 가사소송을 주로 담당하는 재닛 조지 변호사는 "50대50 분할이 의무는 아니다"며 "법원은 무엇이 정의롭고 공정한지에 따라 분할액을 늘리고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예매체 TMZ를 인용해 게이츠 부부가 재산분할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빌과 멀린다 부부는 그동안 세계적 대부호로서 뿐만 아니라 게이츠 재단을 통해 세계 각지의 자선활동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해왔다.

부부는 각자의 트위터에 게재한 이혼발표문에서 이혼에도 불구하고 재단의 활동은 공동으로 임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부부는 “지난 27년 동안, 우리는 세 명의 놀라운 아이들을 키웠고,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전 세계에서 일하는 재단을 세웠다”며 “우리는 그 사명에 대한 믿음을 계속 공유하고 있고, 함께 재단에서 일을 계속할 것(will continue our work together)이지만, 더 이상 우리가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함께 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게이츠 재단은 지난 20년 간 막강한 자금력으로 세계 각지에서 말라리아 등의 감염병 대책, 농업연구, 국제 보건위생 등의 분야에 540억 달러(약 60조 8천억원)정도의 보조금을 제공했다. 현재도 보유한 기부금이 460억 달러(약 51조8천억원)정도에 이른다.

게이츠 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9년 12월 31일 현재 1869건에 걸쳐 보조금이 사용됐으며, 수여자는 1190명, 프로그램 전략은 37건, 고용인은 1602명이다. 수여자에게 직접 지원된 금액은 51억 달러(약 5조7500억원)이었다. “우리는 전 세계의 빈곤, 질병, 불평등과 싸우는 비영리 단체”라고 재단은 설명하고 있다.

부부는 이 재단 이외에도 억만장자들에게 보유 자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도록 독려하는 운동인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를 공동으로 설립하기도 했다.

이처럼 모범부부로서 재산의 사회적 재산 환원에 공동으로 적극 나서왔지만 이혼과 함께 자산을 둘러싼 새로운 갈등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두 사람은 ‘기빙 플레지’에 아직까지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지 못한 상태다.

▲ 미국 스탠포드대 로브 리치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빌과 멀린다 게이츠 부부의 이혼 발표문을 링크한 뒤 "게이츠 재단의 미래, 더 나아가 자선활동의 미래에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썼다. [출처= 로브 리치 트위터 캡처]

미 스탠포드대 로브 리치 교수(정치학과)는 자신의 트위터에 게이츠 부부의 이혼발표문을 링크하며 “가장 중요하고 중대한 자선 활동 부부의 이혼으로 게이츠 재단의 미래, 더 나아가 자선활동의 미래에 여러 가지 의문(all kinds of questions)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세계적 대부호의 ‘역대급’ 이혼 사례는 지난 2019년에 갈라선 제프 베이조스와 매켄지 스콧 부부였다.

베이조스는 재산 분할로 아마존 전체 주식의 4%, 금액으로 환산하면 383억 달러(약 44조 8천억원)를 헤어지는 배우자 스콧에게 넘겼다.

스콧은 재단을 설립하진 않았으나 이혼 직후부터 다양한 자선사업에 수십억 달러의 기부를 시작했다.

빌과 멀린다의 전격적인 이혼에 대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재단 운영과정에서 이견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향후 효율적인 재단운영이 가능할지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소개한 한 일화는 이혼 배경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듯하다.

멀린다는 2019년 펴낸 저서 '누구도 멈출 수 없다'(원제 The Moment of Lift)에서, 게이츠 재단이 매년 초 발표하는 연례 서한을 누가 작성할지를 두고 티격태격하다가 부부싸움이 났다고 적었다.

게이츠 재단은 연례서한을 통해 재단의 운영 방향, 세계적 이슈 등에 대한 게이츠 부부의 견해를 장문으로 밝혀왔다. 그런데 2013년에 멀린다가 자신도 서한을 공동작성하겠다고 하자 빌이 못마땅해했다는 것이다.

논쟁 끝에 결국 빌은 연례서한을 쓰고, 멀린다는 별도 주제의 글을 따로 작성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한다. 이어 2015년엔 연례서한에 공동서명을 했다.

로이터는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빌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멀린다의 기나긴 여정이 두 사람의 이혼 발표로 새로운 장에 들어서게 됐다"고 전했다.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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