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신월동서 2030 세입자 울린 '갭투기꾼'...한 사람이 전세금 570억 떼먹기도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10-10 18: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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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악성 임대인 피해 규모 4284억 달해
김상훈 의원, ‘갭투기꾼 공개법’ 마련해야

매매가와 전세가 간 차이가 적은 주택에 투자해 전세 보증금을 ‘먹튀’하고, 연락두절 등 상환 의지조차 없는 속칭 ‘갭투기꾼’에게서 피해를 본 3명 중 2명이 ‘2030’ 청년 세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HUG는 올해부터 전세보증보험 채무자 중 대위변제(세입자에게 임대인 대신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 건수가 3건 이상으로 미회수액이 2억 원을 넘으며, 상환 이력이 부족한 임대인을 ‘집중관리 다주택채무자(악성 임대인)’로 규정해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 서울 빌라촌 [사진=연합뉴스]


1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위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악성 임대인들은 지난 8월 기준 12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이모 씨는 총 281건, 570억 원 규모의 피해 사고를 일으켜 눈길을 끌었다. 다음으로 진모 씨(183건, 약 341억 원), 정모 씨(108건, 약 242억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의 보증금 미반환 사례는 2160건이며, 세입자 피해액이 무려 428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2030 청년 세대는 1459건으로 전체에서 67.6%를 차지했다. 악성 임대인들로부터 피해를 본 임차인 3명 중 2명이 2030 청년들인 셈이다.

이들의 피해 보증금은 2877억 원으로 총 피해액의 67.1%에 이른다. 1인당 평균 피해 금액만 2억 원에 가깝다.

연령별로는 30대 1168건(2318억 원), 20대 291건(559억 원)다. 40대도 443건(874억 원)으로 확인됐다.

▲ 악성임대인에 의한 보증사고 피해 임차인 연령 현황 [자료=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


임차인 중 최고 금액의 피해를 본 청년은 서울 관악구의 전셋집에 입주한 30대로, 4억 9000만 원의 보증금을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일산 서구의 30대 전세 입주자 3명(공동)도 4억 원의 보증금을 떼였다.

인천 남동구의 20대 세입자도 전세금 3억 8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를 겪었다.

악성 임대인들로부터 집중적인 피해가 발생한 곳은 서울 강서구로 나타났다. 특히, 아파트가 많은 염창동과 달리, 빌라가 밀집한 화곡동에서 갭투기꾼들이 활개를 친 것으로 보인다.

화곡동에서는 30대 413건, 20대 85건 등의 피해가 이뤄졌다.

빌라가 많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서도 ‘무갭투자’가 횡행하면서 30대 126건, 20대 21건 등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경기 부천, 서울 금천구, 구로구 순으로 피해가 뒤따랐다.

▲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김상훈 위원은 “HUG의 통계에 잡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보증보험에 의해 추후 대위변제라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조차 들지 못해 경매와 가압류 등의 불편과 고통을 겪는 청년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향후 갭투기꾼 공개법 등을 마련하고, 계약 전 임대인의 위험도를 인지할 수 있게 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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