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최근 한미 양국이 약 2000억달러(약 27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에 합의한 가운데, 협상 타결 이후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의 첫 미국 투자 보증 사례가 나왔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3일, LG화학이 미국 테네시주에 추진 중인 양극재 공장 신설 프로젝트에 대해 총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금융 보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 |
▲LG화학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LG화학] |
LG화학은 현재 테네시주 클락스빌(Clarksville)에 위치한 약 170만㎡ 부지에 1단계로 약 2조원을 투자해 연간 6만 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며, 해당 사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무보에 보증을 신청한 바 있다.
이 공장은 순수 전기차(EV) 기준 1회 충전 시 약 500㎞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차량 약 6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극재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으로, 완공 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양극재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다. 현재 목표는 내년 내 공장 가동 개시다.
무보의 금융 보증을 통해 LG화학은 글로벌 금융기관으로부터 장기 자금을 보다 낮은 금리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미국 현지 공급망을 강화하고, 상호 관세 부과 등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앞서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에서 2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반도체, 원자력,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의 한국 기업 대미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대미 투자 펀드는) 에쿼티나 직접투자보다 대출과 보증 위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무역보험공사나 수출입은행의 보증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무보 측도 앞으로 이 투자 펀드의 보증 지원이 이번 LG화학 사례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이번 대미 관세 협상을 계기로 기술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보는 이에 맞춰 금융 보증 등 지원을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