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관세 압박과 중동 불안, 내수 부진 등 요인으로 국내 제조업체들의 3분기 경기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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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대한상공회의소] |
29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업체 2186곳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전망치는 8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 분기(79)보다 2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준선인 100을 16분기 연속 밑도는 상황이다. BSI는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이번 조사에서 수출(87)과 내수(79) 모두 부진했으며, 특히 건설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내수 기업의 체감경기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89)에 비해 중견기업(77), 중소기업(81)의 전망이 더 낮았다.
업종별 전망은 관세 부담과 수출 실적에 따라 엇갈렸다. 반도체(109)와 제약(109) 업종은 관세 예외 품목에 해당돼 긍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화장품 업종(113)은 유럽과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며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반면 철강(67), 자동차(76) 등 미국 관세 적용 대상 업종은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정유·석유화학(72) 업종은 산업 구조 침체와 유가 변동성 확대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지역별 전망에서도 관세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도체와 식음료 업황이 개선된 제주(100)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준치를 기록했다. 반면 건설경기 침체와 자동차·부품 관세 영향이 겹친 인천(63), 철강·섬유 산업 부진이 이어진 대구(64)와 경북(69)은 낮은 수치를 보였다.
상반기 실적도 부진했다. 제조업체의 54.1%가 상반기 매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응답했으며, 이 중 16.4%는 목표 대비 10% 이상 미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10% 이내 소폭 미달 응답은 37.7%였다.
기업들이 꼽은 상반기 주요 리스크로는 대내 요인에서 ‘내수 부진’(64.7%)이 가장 많았고, 대외 요인으로는 ‘원자재가 상승’(30.9%)에 이어 ‘해외수요 부진’(23.8%), ‘환율 변동’(19.3%), ‘관세 조치’(18.0%) 순으로 조사됐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새 정부 경제 정책 기대감이 내수 심리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하반기 경기 회복 모멘텀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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