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최대 감소폭 기록, 코로나19 때보다 더 심각
[메가경제=이준 기자] 차가운 경제 한파가 한국 사회의 푸릇한 새싹들을 짓밟고 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20대 후반 청년들이 매서운 취업난에 직면하며, ‘취업 포기’라는 절망적인 선택지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대 후반 취업자는 2023년 1분기 이후 9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폭 또한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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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픽사베이, Mohamed_hassan] |
올해 1분기, 25세에서 29세 사이의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무려 9만 8천 명이나 급감하며 2013년 3분기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의 고용 시장에 드리운 깊은 그림자를 여실히 보여준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이제 구직 활동마저 포기하고, 노동 시장의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그냥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인구는 1만 8천 명 가까이 늘어나 4개 분기 연속 증가하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0대 후반 고용 부진의 주범으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극심한 침체가 지목된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동월 대비 11만 2천 명 감소하며 4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고, 건설업 취업자 역시 18만 5천 명 급감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이는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이었던 제조업과 건설업마저 휘청거리면서, 신규 채용 여력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업들은 신규 채용보다는 즉시 전력으로 활용 가능한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 후반 청년들에게는 더욱 좁아진 취업 문턱으로 작용하며, ‘첫걸음’조차 내딛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형적인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한국 사회에서, 20대 후반 청년들이 겪는 취업난은 단순한 개인의 고통을 넘어선 심각한 사회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이 희망을 잃고 ‘취업 포기자’로 전락하는 현실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심각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멈춰버린 청춘들의 시계는 곧 대한민국의 멈춰버린 미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 깊은 우려와 함께 사회 전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해결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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