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기습 기업회생 신청 꼼수에...사태 '시계 제로'로

정진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7-30 14:46:53
  • -
  • +
  • 인쇄
구영배 공식 입장, 손바닥 뒤집듯 뒤통수 제대로 후려
산 넘어 산 법정관리 결정돼도 안돼도 채권자 불안 증폭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의 티몬·위메프가 지난 29일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법정관리)을 신청했다. 모회사인 큐텐그룹 설립자인 구영배 대표가 지분 매각 등으로 해결책을 찾겠다는 공식 입장을 낸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논란을 증폭시키며 사태를 시계제로 상태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이러한 기습 행동으로 판매자들이 판매대금을 거의 돌려받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기업 회생 신청과 관련해 티몬과 위메프는 “최근 대규모 환불사태와 거래처 이탈 등으로 자체적으로 재정 상황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큐텐은 “악순환을 방지하고 판매회원과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시계 제로로 접어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가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동결 대상이 될 채권 범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업회생은 재정 파탄에 직면한 기업에 대해 채권자, 주주, 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해 회생을 꾀하는 법정 절차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금융·상거래 채권이 모두 동결되면서 판매자들이나 채권자가 받아야 할 대금도 이 기간에 발이 묶여 버리게 된다. 

 

법원은 회생 신청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법정관리 전까지 채권을 동결하는 포괄적 금지명령이나 재산 보전처분을 내릴 수 있다. 재산 보전처분이 내려지면 임금·조세 등을 제외한 기존 채무를 상환할 필요가 없어져 신청기업은 숨을 돌릴 수 있다. 

 

법원이 회생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회생 절차를 개시하게 되면 금융채권과 상거래채권은 모두 동결된다. 회생 신청 직후부터 법정관리가 진행될 때까지 판매자들이 판매대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원금을 그대로 건질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회생계획안이 원칙적으로 ‘회생담보권자 4분의 3 이상 동의’ 및 ‘회생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 요건을 충족해야 인가된다는 점도 난제로 꼽힌다. 티몬과 위메프의 채권기관들로는 금융기관, 카드사,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와 판매자들인데 이들의 동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의 회생 인가를 받지 못하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티몬과 위메프의 피해자 보상은 더욱 어려워진다. 정산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는 선순위 채권자에 해당할 수 있지만 일반 구매자의 경우 소송 등 다른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결국 채권단이 회생에 동의하지 않아 법원이 회생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면 파산 선고를 할 수도 있다. 

 

기업회생에 앞서 큐텐그룹 계열사 4곳은 영업활동으로 현재까지 누적 손실액이 2조6000억원에 이르는 등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과 투자사가 주요 주주인 상황에서 추가 자본 확보가 어려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드류 포브스 인터뷰 통해 조명된 Web3·RWA의 미래…펑크비즘 글로벌 행보와 맞닿다
[메가경제=전창민 기자] 지난 11월 13일 Web3와 실물자산 토큰화(RWA)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담은 드류 포브스(Drew Forbes)의 인터뷰 영상이 펑크비즘 공식 유튜브에 공개되며, 글로벌 Web3 산업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개된 인터뷰에서 드류 포브스는 Web3와 디지털 자산이 기존 금융과 산업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2

남산에 심은 LG의 미래…서울 한복판에 리더십 인재 센터 '오픈'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G그룹이 서울 도심에 미래 인재를 육성할 새로운 교육 거점을 마련했다. 그룹의 레저·부동산 개발 자회사 디앤오(D&O)는 서울 중구 남산동에 조성한 '남산리더십센터(NLC)'를 2026년 1월 초 개관할 계획으로 동월 중순 그룹 신임 임원 리더십 교육을 시작으로 본격 운영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해당

3

HD현대중공업, 필리핀 바다 러브콜…'수출 20척 금자탑'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HD현대중공업이 3200톤급 필리핀 호위함의 추가 수주에 성공하면서 함정 수출 20척의 기록을 세웠다. 26일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국방부와 3200톤급 호위함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계약 규모는 8447억원으로 두 함정 모두 2029년 하반기까지 필리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HD현대중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