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류감염 ‘시간 싸움’…신속 PCR, 항균제 치료 41시간 단축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3 16:19:25
중환자실 치료 조정 84.8→20.5시간…64.3시간 앞당겨
지속성 감염 발생률 5.7%…표준검사군 11.5%比 절반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혈류감염 환자의 원인균을 빠르게 확인하는 신속 분자진단이 실제 항균제 치료 조정 시점을 40시간 이상 앞당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환자실 환자의 경우 효과적인 항균제 치료로 전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검사보다 64시간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 따르면 김근주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혈액배양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신속 다중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의 임상적 효과를 확인한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다.

 

▲ 김근주·남명현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와 윤영경·손장욱 감염내과 교수. [사진=고려대 안암병원]

 

연구팀은 혈액배양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성인 입원환자 418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무작위 대조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기존 표준검사를 받은 208명과 표준검사에 신속 다중 PCR 검사를 추가한 210명으로 나뉘었다.

 

가장 큰 차이는 항균제 치료를 조정하는 데 걸린 시간에서 나타났다. 첫 효과적 항균제 치료 조정까지의 중앙값은 표준검사군 64.5시간에서 신속 다중 PCR군 23.2시간으로 줄었다. 검사에 신속 PCR을 추가하면서 치료 조정 시점이 41.3시간 앞당겨진 것이다.

 

효과는 감염 원인에 관계없이 확인됐다. 그람음성균과 그람양성균은 물론 진균 감염에서도 치료 조정 시간이 단축됐다.

 

중환자실 환자에서는 차이가 더욱 컸다. 표준검사군의 치료 조정까지 걸린 시간은 84.8시간이었지만 신속 다중 PCR군은 20.5시간으로 감소했다. 두 군의 차이는 64.3시간에 달했다.

 

감염이 장기간 이어지는 비율도 낮아졌다. 같은 원인균이 일정 기간 혈액에서 계속 검출되는 지속성 혈류감염 발생률은 표준검사군 11.5%에서 신속 다중 PCR군 5.7%로 감소했다.

 

다만 신속 진단이 모든 임상 결과를 개선한 것은 아니다. 연구에서 30일 사망률과 입원기간은 두 환자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검사 결과를 빨리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치료 과정에서 항균제 선택을 변경하는 시점까지 앞당길 수 있는지를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중환자실과 검사실 비정규 운영시간에도 치료 조정 시간이 줄어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를 주도한 김근주 교수는 “신속 분자진단이 검사 결과를 빠르게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환자의 효과적인 항균제 치료 결정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확인했다”며 “신속 진단과 항균제 적정사용 관리체계를 연계하면 혈류감염 환자의 치료 과정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명현 교수는 “신속 분자진단 기술이 혈류감염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실질적인 임상적 가치를 가질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관련 진료과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감염병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임상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달 20일 ‘Clinical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미국감염병학회(IDSA) 공식 학술지인 해당 저널의 ‘Editor’s Choice’에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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