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카카오 노조 “류영준 새 대표 내정 철회하라”

이석호 / 기사승인 : 2022-01-07 01: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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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경영진,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 블록딜 매각
류 대표, 일부 매각에 차익만 460억...노조 측 “윤리의식 결여”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차기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류영준식 먹튀 방지 대책’을 마련할 정도로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는 상황에서 류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제공]

 


지난 5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카카오페이 집단 블록딜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류 대표(23만 주)를 비롯해 이진 사업지원실장(7만 5193주), 나호열 CTO(3만 5800주), 신원근 대표 내정자(3만 주), 이지홍 브랜드실장(3만 주)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총 44만 993주(약 900억 원)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팔아치웠다.

이 과정에서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주식을 1주당 5000원에 취득하고 20만 4017원에 처분해 약 460억 원의 차익을 챙겼다. 상장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처음으로 일반 청약 물량을 100% 균등 배정하면서 ‘국민주’ 전략을 펼치기도 했던 터라 이 같은 경영진의 대량 지분 매각 소식은 시장에서 큰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기도 한 카카오페이는 종가 기준으로 6%나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이틀 연속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세게 일었다.

지난 4일 신 대표 내정자가 사내 간담회에서 향후 2년 임기 중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책임 경영을 강조했으나 사태는 쉽게 진화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7일 종가는 15만 2000원으로 지난해 11월 고점인 24만 8500원에 비해 40%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된 여민수 대표(오른쪽)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이에 대해 카카오 노조는 “주요 경영진의 집단적 매도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줄 알면서도 동시에 매각한 것은 유가증권시장 개장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며 “경영자로서 윤리의식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문제를 해명해야 하는 경영진은 이후 소통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임직원들이 직접 나서 수많은 댓글과 질문을 올린 후에야 간담회 자리가 만들어졌고, 그마저도 경영진의 책임 있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류 대표의 카카오 대표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카카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 선임 안건을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카카오 지분 7.23%를 보유하고 있다.

서승욱 노동조합 지회장은 “한 번의 간담회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면서 “책임을 지는 것은 카카오 신임 대표에서 사퇴하는 것”이라고 류 대표와 카카오 측을 압박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여민수 카카오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아온 조수용 대표가 임기를 채운 뒤 물러나기로 하면서 류 대표를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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