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한방 진료비 논쟁…'과잉진료'인가, '소비자 권리'인가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7-31 07:58:30
  • -
  • +
  • 인쇄
"한방진료비 상승은 수요·만족도 반영… 보험사 책임 회피" 지적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최근 국토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이하 ‘8주 제한 고시’)을 둘러싸고 교통사고 치료비와 관련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소비자 단체와 한의계, 학계는 “이번 개정안이 과잉진료 방지라는 명목 하에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 한국소비자학회 특별세미나. 


한국소비자학회는 7월 30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에서 ‘자동차보험제도 개편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권익제고 방안’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개최하고, 소비자 중심의 제도 설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발제를 통해 “경증 환자 진료기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이번 개정안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특정 보험사의 비용절감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단서 남발, 상급병실 과잉 등의 문제는 이미 제도적으로 통제되고 있으며, 최근 진료비 상승은 수가 인상 수준인 연 4~5% 내외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한방진료비 지출은 전체 보험금의 약 6% 수준에 불과하다”며 “반면 대물보상에 해당하는 자동차 수리비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의료기관에 비용 증가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구조적 책임 회피”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악성 사례를 근거로 전체 환자를 ‘나이롱환자’로 취급하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낙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의 일환으로 한방 진료비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환자 수요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반론이 거세다.

 

대한한방병원협회 이진호 보험위원장은 “한방 치료 수요 증가는 교통사고 환자 증가와 맞물린 결과”라며 “자보 한방치료에 대한 만족도는 91.5%에 달할 정도로 높고, 환자들이 실질적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2021년 대한한의사협회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공동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 만족도는 91.5%, 치료효과에 대한 긍정 평가는 85.9%에 달했다. 양방 대비 효과를 ‘동등하거나 더 낫다’고 평가한 응답도 과반을 웃돌았다.

보험이용자협회 김미숙 활동가는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은 소비자 권익보다는 손해보험사 주주 이익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며 “피해자의 회복과 권리 보장을 우선시하는 보험제도 본래 목적을 퇴색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개정안이 前 정부 말기에 논의된 사항이라는 점에서, 現 정부의 정책 기조와 부합하는지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은희 교수는 “자동차보험 제도 개편은 단순한 비용 절감 논리에서 벗어나, 환자와 의료기관의 목소리를 반영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신한은행, 법인 전용 비대면 보증대출 출시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신한은행이 법인 고객을 위한 비대면 보증서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보증 신청부터 대출 실행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기업 고객의 금융 이용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신한은행은 18일 신용보증기금과 연계한 '신한 법인 이지원(Easy-One) 보증대출'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법인 고객이

2

집중력 키우는 바둑, 의학으로 검증한다…한양대병원·한국기원 '맞손'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주의력 저하와 정서·행동 문제를 겪는 아동이 늘어나면서 약물치료 외 새로운 중재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의료진과 바둑계가 손잡고 바둑이 아동의 집중력과 인지 기능 향상에 실제 효과가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는 최근 한국기원과 '

3

[메가이슈토픽] SKC "美 글라스기판 2공장 철수 없다"…AI 반도체 '게임체인저' 글라스기판 승부수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SKC가 미국 반도체 핵심 소재 중 한 개인 글라스기판 사업을 하는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의 2공장 증설 계획이 백지화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공식 해명에 나섰다. 18일 SKC에 따르면 세계 최초 상용화를 추진 중인 글래스기판에 대한 신공정 특성상 현재는 1공장의 공정 안정화와 고객사 신뢰성 검증에 역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