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 미국 '재정 메우기' 도구로 전락하나?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12-24 13:46:45
미국, 베트남·멕시코 우회 수출 정조준
대미수출 현수준 유지 위한 외교력 절실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철강 산업 보호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면서 국내 철강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특히 12ㆍ3 사태 여파로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쿼터 협상을 위한 외교 창구마저 재가동을 못하면서, 대미 수출 전선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차기 정권 취임과 동시에 관세 부과와 국가별 수입 쿼터(할당량) 감소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이 급감하고,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산업의 뼈' 철강. 국내업계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물결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사진=픽사베이] 

이는 국내 철강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생산량 감소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15년 440만t, 2016년 350만t, 2017년 340만t을 수출했다. 그러나 2018년 250만t으로 전년 대비 약 26.5% 감소하며, 대미 철강 수출이 크게 위축됐다.

이는 이전 미국정부가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한국 철강 수입량을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t)의 70%로 축소한 쿼터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2기는 1기때보다 자국 철강보호주의가 강화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 차기 정권은 무역적자 해소와 중국과의 경제적 분리라는 양대 목표 달성을 위해 보편관세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무역 균형 조절을 넘어, 전 세계에 대한 관세 부과를 통해 재정 부담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해도, 그만큼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된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상품의 수출 가격이 낮아져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보다 미국 재정적자와 부채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의 연간 재정적자 규모는 1조8000억 달러(약 2465조)을 넘어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국 정부부채 비중은 올해 99%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이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여기에 미국 차기 정부는 철강은 군함, 탱크, 항공기 등 각종 무기 체계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안정적인 국방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철강 생산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무엇보다 철강 산업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미국 차기정부가 4대 강재수입국인 한국을 무역적자국으로 조정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이를 위한 빌미로 멕시코와 베트남 등을 중국산 제품의 우회 기지로 지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국내 철강 기업이 운영하는 ○○멕시코, ○○베트남 등 해외 생산법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편관세가 도입되고 대미 수출쿼터가 현재보다 축소된다면 한국 철강의 대미 직접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미국 차기 행정부가 쿼터를 줄이려는 시도를 할텐데, (비상계엄 등으로 협상이) 어려운 시국이지만 (철강 대미수출) 쿼터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외교력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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