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모회사, 3조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해외 조선소 확장 '본격화'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1 14: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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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주영래 기자] HD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HD한국조선해양이 약 3조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며 글로벌 조선소 확장에 속도를 낸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31일 HD현대중공업 주식을 기초로 한 20억 달러(약 3조 33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EB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를 통해 달러화로 발행되며, 교환가액은 전일 종가 대비 112.5% 프리미엄이 적용된 주당 54만원이다. 교환 대상은 총 561만 3704주로, 전체 지분의 5.35% 수준이다.
 

▲HD현대.

이자율은 최대 연 1%로 설정됐으며, 납입일은 5월 4일, 만기는 2031년 5월 4일이다. 낮은 금리와 높은 교환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회사 측이 우호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달 자금 3조원은 운영자금과 타법인 출자금으로 각각 1조5000억원씩 배분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해외 사업 확대에 투입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인도 타밀나두 신규 조선소 건립, 필리핀 수빅 조선소 생산능력 복원, 베트남 설비 투자 등이 주요 투자처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 조선소 지분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자는 HD한국조선해양(60%)과 HD현대중공업(40%)이 공동 출자한 싱가포르 소재 투자법인을 통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HD현대그룹이 글로벌 조선 생산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구축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그룹은 베트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인도, 페루 등지에서 해외 조선소 운영 및 협력 체계를 확대해 왔다. 이번 자금 조달은 이러한 글로벌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시장 반응은 다소 신중하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조7788억원, 2조9270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 차입 없이도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굳이 지분 희석 가능성이 있는 EB를 선택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60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총 발행주식의 약 3%를 블록딜로 처분한 전력이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반복되는 지분 관련 거래는 향후 주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가 흐름 역시 녹록지 않다. 이란 사태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양사 주가는 전쟁 이전 대비 각각 20%대 하락한 상태다. 이번 EB 발행 역시 단기적으로는 수급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1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LNG선 및 탱커 발주 증가, 해외 투자 본격화, MASGA 프로젝트 진전 등이 맞물리며 실적과 주가의 동반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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