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국감서 직원 횡령 은폐 의혹...정치권 "박재현 사장 물러나야"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10-21 18:57:30
부산 에코델타시티 자금 담당 직원 '7년간 85억 횡령' 고발
박 사장 "경찰이 알리지 말라고 해" 핑계...의원들 "사퇴해야"

한국수자원공사가 올해 국정감사 시작 전에 이미 직원의 수십억 원대 횡령 사실을 적발하고도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이 국감에서 다뤄지지 않도록 직원의 비위 사실을 감추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비판과 함께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에 대한 정치권의 사퇴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차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직원의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 횡령 사건과 관련해 사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한 수자원공사 직원이 수년간 수십억 원을 횡령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박재현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불러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박 사장의 국회 보고에 따르면, 수자원공사 에코델타시티 사업단의 회계·세무·금전출납 담당 전·현직 직원 2명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여에 걸쳐 약 85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내부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들 중 1명은 육아휴직 중이며, 다른 1명은 파견 근로기간이 끝나 퇴직한 상태로 알려졌다.

횡령액은 수자원공사 감사실에서 밝힌 추정치로 향후 경찰 조사를 통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에 따르면, 이들은 에코델타시티 사업과 관련해 토지 소유권 이전 등기를 위한 취득세 현금 납부 과정에서 세액을 중복으로 청구해 돈을 빼돌리는 수법을 썼다.

사업단은 회계와 자금(출납) 업무를 분리하지 않은 채 한 명에게 모두 맡긴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직원은 7년 동안 동일 부서에서 같은 업무를 담당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수자원공사는 이달 1일 사실을 인지했으며, 5일 관할서인 부산 강서경찰서에 고발했다.

박 사장은 “담당 상급자 등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처분을 할 예정”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날 박 사장의 보고를 받은 의원들은 수자원공사의 주먹구구식 자금운영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수자원공사의 회계 관리 시스템으로는 모든 종류의 횡령이 가능한 것 같다”며 “충격적이다. 전문적인 감사기관이나 회계 전문가를 통해 스크린을 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상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부적으로 85억 원이나 횡령한 범법 행위 당사자들이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현직에 그대로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범우 수자원공사 감사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부서의 결재선에 차장, 부장, 단장 등 책임자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실장은 윤 의원의 지적에 “직위 해제 부분까지 포함해 빠른 시간 내 정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 한국수자원공사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수자원공사가 국감을 코앞에 둔 시기에 해당 비위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이를 고의적으로 누락하거나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과 함께 최고 책임자인 박 사장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날 박 사장은 횡령을 저지른 직원에 대한 신병 확보 문제로 경찰이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식의 요청을 해왔다는 내부 보고가 있었다며 국회 보고를 미뤘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심각한 사안을 보고하지 않고 국감 끝나기를 기다렸다”고 꼬집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박 사장에게 “국정감사 때 선제적으로 보고해야 맞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LH 임직원 투기 사건 당시에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그때 전 LH 사장이었지 않느냐”며 “이 문제가 터지고 나서 한 달 만에 그만뒀다”고 다그치며 박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박 사장은 “충분히 정리하고 난 뒤에...”라고 하자 임 의원은 “사장님 계실 때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정리해야 한다. 물러나라”며 거듭 압박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사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다른 분이 오셔서 (이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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