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동산 의혹' 통보 하루만에 한무경 제명...5명에 탈당요구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8-25 01: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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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에 탈당요구 “당 떠나 수사에 협조해달라”
안병길·윤희숙·송석준·김승수·박대수·배준영 “본인 문제 아니거나 소명 충분”
‘탈당권유‘ 아닌 ‘탈당요구’는 구속력 없어...이준석 ”탈당 않으면 윤리위 구성“
이준석 ”권익위 잣대가 공정했는지“...여당에 ‘권익위 통보원문’ 공개 요구

전날 국민권익위원회는 부동산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중 12명에 대해 본인 혹은 가족의 거래 과정에서 법령위반 의혹의 소지가 적발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거래에 대한 전수조사 발표 후 80여일만에 이번에는 야당(국민의힘과 비교섭단체 5개 정당) 의원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권익위는 국민의힘 의원 관련한 적발사항은 ▲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1건 ▲ 편법증여 등 세금탈루 의혹 2건 ▲ 토지보상법, 건축법, 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 의혹 4건 ▲ 농지법 위반 의혹 6건 등 총 13건이었다.

거래 주체별로 보면 의원 본인의 직접 거래 관여가 8건이었고, 이외 배우자 관여가 1건, 부모 관여가 2건, 자녀 관여가 2건이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권익위 발표 전날인 22일 SNS에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제가 공언했던 입장을 지키겠다”며 “그것을 기반으로 지도부 다른 구성원의 의견을 참고해서 결정 내리겠다”고 여전히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다.

이에 권익위가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튿날인 24일, 과연 이 대표가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 의원들에 어떤 결정을 이끌어낼지 관심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이날 해당 의원들에 대한 조치를 ‘제명, 탈당요구, 소명 충분’ 세 갈래로 결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은 당 지도부의 결정을 발표했다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은 제명하기로 했고,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 등 5명에 대해서는 탈당을 요구했다.

한무경 의원 제명안은 의원총회에 상정돼 표결 절차를 밟게 된다. 비례대표인 한 의원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지만, 제명되면 무소속 신분으로 의원직을 유지한다.

5명에게 적용한 ‘탈당요구’는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명시된 징계처분은 아니다. 당헌·당규에 규정된 징계처분은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정지, 경고 네 가지다. 탈당권유는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10일 뒤 제명되지만, 탈당요구는 강제력이 없는 최고위 차원의 선언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5명에게 탈당권유를 하지 못하고 탈당요구를 한 것은 현재 당 윤리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아서다. 그만큼 지도부의 판단에 징계 결정의 시급성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안병길·윤희숙·송석준·김승수·박대수·배준영 의원 등 나머지 6명은 본인의 문제가 아니거나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최고위는 이들 6명을 상대로 일일이 소명을 들은 결과 당 차원에서 문제 삼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제명 대상에 올린 한무경 의원과 탈당을 요구한 5명의 의원에 대해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탈당권유 의원과 관련해 '10일이 지나도 탈당하지 않으면 어떡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대표는 "윤리위를 구성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안병길·윤희숙·송석준 의원에 대해서는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도 아니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했고, 김승수·박대수·배준영 의원에 대해선 "토지의 취득 경위가 소명됐고 이미 매각됐거나 즉각 처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 발표된 12명 중 8명에 대한 권익위의 조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탈당요구를 받은 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 관련 내용은 당사자의 거부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권익위가 민주당에게 적용했던 잣대와 국민의힘에 적용했던 잣대, 그리고 김의겸 의원에게 적용한 잣대가 공정했는지 국민들은 확인해야 한다”고 권익위 조사 결과에 대한 여야 잣대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우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부동산 거래 관련 권익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제부터 오늘까지 장시간에 걸친 논의와 당사자 소명 절차를 통해 마음 아픈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권익위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 제기한 내용들을 보면 부동산 투기 또는 부동산 관련 비위의 구성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들이 많다”며 “그래서 저희는 당사자의 동의를 얻은 권익위 통보결과는 원문 그대로 국민에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권익위의 통보내용을 해당 의원들의 동의를 통해 공개해달라”며 “잣대가 고무줄 이었다면 국민들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에 참여해온 3명의 의원이 이날 제명 또는 탈당요구 처분을 받아 주목을 끈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 한무경 의원은 산업정책본부장을, 이철규 의원은 조직본부장을, 정찬민 의원은 국민소통위원을 맡아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한 의원과 정 의원은 캠프 직책에서 물러났다"며 "이 의원은 소명 절차를 지켜본 뒤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 문제 삼지 않기로 했지만, 안병길 의원은 캠프의 홍보본부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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