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시정연설 "마지막까지 코로나 위기극복·경제회복 전념"...정치적 이슈 언급은 최대한 삼가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6 08: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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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정부’ 규정…‘권력기관 개혁·부동산 투기’ 거론 안돼
임기중 이뤄낸 성과에 상당 부분 할애...임기 말 국정동력 살리기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국회 시정연설에서 코로나 위기극복과 경제의 성장동력 확보를 양대 과제로 규정하고 이를 위해 마지막 국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진행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마지막 시정연설을 하게 되어 감회가 깊다”고 소회를 밝힌 뒤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 코로나 대유행 등 “임기 내내 국가적으로 위기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마지막까지 위기극복에 전념하여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시정연설에서 정치적 언급은 삼갔고 지난 임기 동안의 ‘성과’를 띄우는데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예년에 비해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언급만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올해로 5년 연속 시정연설에 나선 문 대통령은 이날 검찰, 공수처,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이나 부동산 개발비리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한 언급도 삼갔다. 시정연설에서 권력기관 개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인류문명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를 마주했다”며 “코로나 위기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며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 과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도 국가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도전”이라며 “정부는 대전환의 시대를 담대하게 헤쳐 나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고 했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소개한 뒤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할 수 있다는 낙관과 긍정의 힘으로 위기를 헤쳐 왔고,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며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며 더 큰 도약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북핵위기에 대해서는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며 평화의 물꼬를 텄지만 아직 대화는 미완성”이라며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자립하는 역전의 기회로 바꾸었다”며 “그 결과,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선 다변화 등 공급망을 안정시키면서, 일본을 넘어 세계로, 소재·부품·장비 강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속에서 K-방역은 국제표준이 되었으며 대한민국이 방역 모범국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며 “선진적인 방역전략과 의료체계, 의료진의 헌신과 성숙한 공동체 의식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은 늦게 시작했지만,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먼저 시작한 나라들을 추월했다”며 “전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 80%, 접종 완료율 7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을 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방역과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다. 11월부터 본격 시행하게 될 것”이라며 “단계적 일상회복은 코로나와 공존을 전제로,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일상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은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방역·의료대응체계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과 함께 일상회복에서도 성공적 모델을 창출하여 K-방역을 완성해 내겠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 위기로 인해 크게 걱정했던 것이 경제였다”면서 “국회와 협력하여 전례 없는 확장재정을 통해 국민의 삶과 민생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였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협력하여 여섯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등 전례 없는 확장재정을 통해 국민의 삶과 민생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였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이끌었다”며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국회의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국회의 협력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경제위기 국면에서 정부는,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을 첫 번째 사명으로 여겼다”며 “적극적 재정지출을 통해 피해 업종과 계층에 폭넓고 두텁게 지원하는 노력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과 고용안전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어 “모레(27일)부터는 손실보상법에 따라 영업제한 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보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법을 통한 손실보상은 세계적으로 처음이어서, 제도적으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손실보상법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피해 업종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함께 어려움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국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혜를 모아주시면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간 임기 동안 해온 일자리 정책, 포용정책, 복지정책 등의 성과에 대해 설명한 뒤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회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오히려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며 “그 방안으로 ‘한국판 뉴딜’을 강력히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판 뉴딜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세계가 함께 가는 길이 되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역량은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전기차·수소차, 배터리, 바이오 헬스 등 “신산업이 경제 반등과 도약의 중심”이 되고 있고, 조선업, 해운업 등은 “위기에 처해 있던 기존 주력 산업도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혁신을 무기로 힘차게 재도약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세계에서 열 번째로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약정’에 가입했고,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자체 발사체로 1톤 이상의 물체를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되었다”며 “첨단산업 경쟁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2벤처붐이 확산되며 우리 경제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유니콘 기업 수가 우리 정부 출범 당시 세 개에서 열다섯 개로 늘었고, 벤처투자액은 지난 8월에 이미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여 연말에는 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해서는 “K-팝과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 등 우리 문화가 세계를 매료시키며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등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며, “K-푸드, K-뷰티 등 연관산업으로 파급되며 농식품과 화장품 수출도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고, 첨단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경계했다.

특히, “탄소중립 시대로 나아가며, 세계 경제 질서와 산업지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 중대한 도전을 또 다른 기회로 만드는 것이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산업인 수소경제를 국가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수소 선도국가, 에너지 강국의 꿈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며 당직자 등의 응원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정부는 K-반도체, K-배터리, K-바이오, K-수소, K-조선 등 주요 산업별 지원전략으로 강력히 뒷받침하겠다”며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 대응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이겨내며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방역과 경제회복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었고, 세계 10위 경제 대국, 수출 6위 무역 강국으로 성장했다. 1인당 국민소득도 처음으로 G7을 추월했다. 군사력도 강해져 종합군사력 세계 6위 국방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문화가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위상도 자랑할 만하다”며 “대한민국은 경제력과 군사력뿐 아니라 민주주의, 보건의료, 문화, 외교 등 다방면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소프트 파워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만들어 낸 대단한 국가적 성취다. 위기 속에서 만들어낸 성취이기에 더 대단하다”며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진국은 우리에게 큰 자부심이지만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또한 커졌다”며 “지금 세계가 공동으로 풀어야 할 핵심과제는 기후위기 대응이다. 우리 정부는 ‘2050 탄소중립’에 동참했다”고 국제적인 책임도 강조했다.

이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에도 동참하여, 2018년 대비 기존 26.3%에서 40%로 상향하기로 했다”며 “보다 일찍 온실가스 배출정점에 도달하여 온실가스를 줄여온 기후 선진국에 비하면, 2018년에 배출정점에 도달한 우리나라로서는 단기간에 가파른 속도로 감축을 해야 하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고 진단했다.

또한, “2050 탄소중립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하며 에너지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산업계의 목소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혼자서 어려움을 부담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을 위한 국민실천운동이 필요하다”며 “일상에서 작은 실천들이 모일 때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약과 재활용을 습관화하고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줄이기, 나무 심기, 재생에너지 사용 등 국민 누구나 탄소중립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지금 바로 시작합시다. 정부도 국민의 행동과 실천을 지원하며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다른 글로벌 이슈에서도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코백스 2억 달러 지원 등 개도국과 백신 부족국가에 대한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민주주의, 인권, 평화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욱 앞장서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초고속 성장해 온 이면에 그늘도 많다”며 “세계에서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나라이며, 노인 빈곤율, 자살률, 산재 사망률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면서 개혁과제”라며 “
더욱 강한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불균형도 풀지 못한 숙제”라고 간단히 만 언급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나 이후 정부의 해법에 대해서는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불공정과 차별과 배제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미래 세대들이 희망을 갖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들”이라면서 “정부는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다음 정부로 노력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도 예산에 대해 “ ‘완전한 회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604조4천억 원 규모로 확장 편성했다”며 “올해 본 예산과 추경을 감안하여 확장적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년도 예산은 코로나 위기로부터 일상과 민생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탄소중립과 한국판 뉴딜, 전략적 기술개발 등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강한 안보와 국민 안전, 저출산 해결의 의지도 담았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 코로나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의료·방역 예산 ▲ 소상공인 및 소외계층 지원 예산 ▲ 일자리 지원 등 청년들에 대한 지원 강화 예산 ▲ 한국판 뉴딜을 포함한 미래형 경제구조 전환 예산, ▲ 장병복지 강화, 첨단 전력 확보 등에 투자할 국방예산 등을 포함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예산은 우리 정부의 마지막 예산이면서 다음 정부가 사용해야 할 첫 예산이기도 하다”며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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