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위험군 92.3% 선별…“정밀검사·의료비 부담 절감 기대”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수술을 앞둔 환자의 심전도 한 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수술 후 사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찾아내고, 정밀 심장검사의 필요성이 낮은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순환기내과 최홍미 교수·김예린 전공의·조영진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송인애 교수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된 비심장(non-cardiac) 수술 4만6천 건의 자료를 분석해 AI 심전도의 위험 예측력과 정밀검사 대상 선별 능력을 평가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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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홍미 교수, 김예린 전공의, 조영진 교수, 송인애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
심전도는 심장이 뛸 때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파형으로 기록한 검사로, 미세한 차이와 복합적인 패턴을 사람의 눈으로 모두 해석하기는 어렵다.
김중희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조영진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AI를 활용하면 기존 판독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위험까지 수치화할 수 있다는 데 착안, 현재 전국 응급실에서 심전도 분석에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AI 솔루션 ECG Buddy를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솔루션에서 제공되는 여러 심장질환 관련 지표들을 수술 전 환자 평가에 적용했다. 모든 수술은 마취 및 수술 과정에서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시행 전 이에 대한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연구팀은 AI 심전도를 기반으로 중증 질환 발생 위험을 나타내는 ‘AI 중증도 점수(QCG-Critical score)’ 를 이용해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 위험 예측 정확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AI가 평가한 위험 점수가 10점 미만인 군에서는 0.1%였던 사망률이 40점을 넘은 군에서는 11.7%에 달하며 AI 예측과 사망률이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실제 수술 후 30일 사망 예측력(AUROC)은 0.909로, 이는 유럽심장학회 평가법(0.728)이나 심장위험지수 RCRI(0.725) 등 국제 표준 평가법보다 높은 수치이며, 환자의 전신 상태를 평가하는 ‘ASA 분류’(0.886)보다도 소폭 앞서는 수준이었다.
이어 연구팀은 수술 전 심전도를 AI로 평가해 심장초음파 또는 관상동맥 CT와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효율적으로 가려낼 수 있는지도 분석했다. 심장 기능·질환과 관련된 8가지 AI 심전도 바이오마커를 종합해 지표가 모두 정상 범위인 '저위험군', 하나 이상에서 비정상 소견을 보이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 수술의 92.3%가 AI 심전도 상 저위험군이었고, 이 경우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하거나 응급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비율은 0.2%에 불과했다.
이들의 수술 전 정밀검사 결과는 실제로 91%가 정상으로 나타났으며, 여기에 쓰인 비용은 전체 수술 전 심장혈관 정밀검사의 62.8%를 차지했다. 솔루션 도입으로 수술 전 검사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모든 결과가 검사 수치 등 복잡한 자료 입력 없이 수술 전에 촬영한 심전도 한 장의 분석으로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심전도 검사의 낮은 비용과 간편함을 고려하면 임상현장에서의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견해다.
다만, 아직은 AI 심전도를 통해 기존의 수술 전 정밀검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관문으로서 전체적인 검사 부담을 줄이는 보조적 역할에 무게를 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복잡한 추가 검사나 별도의 임상 정보 입력 없이 수술 전 심전도 한 장만으로 수술 후 사망 위험을 예측하고 정밀 심장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AI 심전도가 기존 정밀검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고위험군을 조기에 가려내고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I 심전도 분석 기술의 정확도와 임상적 가치를 다룬 이번 연구결과는 각각 저명한 국제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Digital Health’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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