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주총서 SK 측에 ‘합당한 배상’ 요구...강경론 재확인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3-25 13: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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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외교부 출신 김종훈 의장 앞세워 미국서 로비 ‘총력전’
샐리 예이츠 美 전 법무부 부장관도 영입...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 촉구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과 벌이고 있는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 관련 합의에 대해 엄정한 대처를 강조하며 기존 강경론을 재확인시켰다.

신학철 부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LG화학 정기주주총회 모두발언을 진행했다.
 

▲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이날 신 부회장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SK 측과 겪고 있는 배터리 분쟁에 대해 “저의 30여 년간의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에 비춰 봐도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소송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판단은 물론 조직문화까지 언급하며 가해자에게 단호한 판결 이유를 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해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꼬집었다.

이어 “지금 전세계적인 ESG 경영 기조 가운데 경쟁 회사의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존중은 기업운영에 있어서 기본을 준수하는 일에 해당한다”면서 “경쟁사는 국제무역 규범에 있어서 존중받는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한 “공정한 시장 경쟁을 믿고 오늘도 기술개발에 매진 중인 전세계 기업들과 내가 쓰는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졌을 거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며 “피해 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의 이 같은 일성은 지난달 ITC 최종 판결이 나온 후 양측이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결국 배상액에 대한 인식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기존 분위기를 재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폭스바겐이 오는 2023년부터 자사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셀(Unified Battery Cell)'을 채택하겠다는 발표 이후 그간 잘 나가던 ‘K-배터리’ 산업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불투명한 전망도 나와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 샐리 예이츠 전 미국 법무부 부장관 [사진=연합뉴스]

 


특히, LG와 SK 양측이 ‘집안싸움’에 매달리는 동안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막대한 투자와 설비 증설 계획을 속속 발표하면서 국내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양측이 합의점을 찾아갈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오히려 독한 설전이 계속 이어지면서 감정의 골만 깊게 패이는 형국이다.

SK 측은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이 미국 본토에서 화려한 인맥을 활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ITC 판결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는 전방위적 공세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SK 측은 최근 샐리 예이츠(Sally Yates) 전 미국 법무부 부장관을 미국사업 고문으로 영입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촉구에 힘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조지아주 일간지 AJC(Atlanta Journal Constitution) 등이 각각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샐리 예이츠 SK 측 고문은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 북동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무력화시키는 ITC 판결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자리 창출, 전기차 관련 산업 경쟁력 강화 등 미국의 공익을 우선적으로 부각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한편, 이번 ITC 판결 후속 조치는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내달 12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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