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한 출퇴근 시간 피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
현대자동차‧기아와 국토교통부‧서울시가 손잡고 서울 테헤란로·강남대로 등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운전자 개입 없는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에 나선다.
현대차·기아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부 지역에서 자율주행 4단계(레벨4) 기술을 적용한 아이오닉5로 카헤일링 시범 서비스 ‘로보라이드’의 실증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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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보라이드 실증에 지원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차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자율주행 레벨4는 운행 구간에서도 탑승자가 운전을 주시하거나 개입할 필요가 없는 기술이다. 시스템의 요청에 따라 탑승자가 운전 상황을 주시해야 하는 레벨3와 달리 완전자율주행 기술에 더욱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자율주행 로보라이드 차량은 보행자·차량 등이 혼재하는 도로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해 차선변경과 좌우회전‧유턴 등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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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 단계 구분 [국토교통부 제공] |
이날 시범 서비스 실증을 기념하기 위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남 현대오토에버 사옥에서 열린 ‘자율주행 로보라이드 시범운행 착수행사’에 참석했다.
원 장관은 현장에서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력도 해나갈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격려했다.
이어 원 장관과 오 시장은 테헤란로 일대에서 로보라이드의 첫 고객으로 시승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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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이사, 박정국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사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공영운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사장)이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 시승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앞서 현대차·기아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임시 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향후 내부 기준을 통해 선발된 인원들을 대상으로 고객 체험단을 구성해 초기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 뒤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일반 고객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인프라 구축과 기술개발‧실증 지원 등을 추진해왔다.
자율주행차가 전국의 도로를 달리며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임시 운행 허가제도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차법’을 지난 2020년 5월부터 시행하고 현행 7곳의 시범운행 지구를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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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강남구 루첸타워에서 현대차·기아 로보라이드에 탑승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
로보라이드 실증이 이뤄지는 강남 지역은 서울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으로 꼽히는 왕복 14차로의 영동대로, 왕복 10차로의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버스‧트럭‧승용차‧오토바이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혼재돼 사람이 운전할 때도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는 게 현대차‧기아의 설명이다.
이같이 혼잡한 도심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기아는 서울시와 협력해 교통신호와 자율주행차가 연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지난 2019년부터 강남 지역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거듭하며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쌓았다.
또한 현대차·기아는 자체 개발한 관제 시스템을 서비스해 자율주행과 차량의 상태, 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또한 공사 구간이나 어린이 보호구역 등 일부 자율주행이 힘든 상황에서는 차로 변경 기능 등을 원격으로 보조해 안전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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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보라이드 자율주행차량이 서울 강남 도심을 주행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현대차·기아는 이번 시범 서비스를 통해 더 방대한 자율주행 데이터는 물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레벨4 자율주행차가 복잡한 교통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전기차 전용 모델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차량인 로보라이드를 개발했다. 이번 실증에는 두 대가 지원된다. 향후 주행 안정성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선해가며 차량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카헤일링 서비스 ‘아이엠’을 운영하는 진모빌리티와도 협력한다.
진모빌리티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관제 배차 기술과 핀테크 결제 시스템을 보유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다. 아이엠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이번 시범 서비스의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장웅준 현대차·기아 자율주행사업부장(전무)은 “이번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는 그동안 개발해 온 기술을 실증함으로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는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관련 기관 등과 연구 개발을 지속하며 내부 역량을 강화해 왔다”며 “이번 시범 서비스에서 현대차·기아와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을 피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자율주행 등 관련 안전 교육을 이수한 비상 운전자 1인이 운전석에 탑승해 비상 상황에 대응한다. 승객은 최대 3인까지 탑승할 수 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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