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 거론된 이대훈 전 은행장 등 유력 후보 물망
노조서 '부적합 '반대제기...성과급 임금 투쟁 격화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NH농협금융이 지주회장과 은행장 등 계열사CEO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노조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 임금교섭 결렬 및 계열사 성과급 협상에 노사 간 이견이 엇갈리면서 투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차기 농협금융지주회장 후보 하마평에 오른 이대훈 전 은행장에 대한 노조가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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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 후보를 결정해야 하는 임추위 발표가 늦어지면서 누가 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이런 가운데 노조가 성과급 및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며 투쟁을 하고 있어 강호동 회장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봉합할 지 관심사다. [사진=농협중앙회 ] |
19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지주 및 계열사CEO 차기 인선 발표가 늦어지면서 차기 회장과 은행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현재는 하마평에 오른 인물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져 뒷말 관련 잡음도 무성하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 하마평에 오른 이대훈 전 은행장 등을 비롯해 은행장 후보와 관련해 반대 의사를 드러내며 18일 투쟁에 본격 나섰다.
노조는 이들 후보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올드보이' 귀환인사는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NH농협금융의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 임기는 올해 말 종료된다. 이석준 지주 회장의 경우 윤석열 정부가 집권했을 당시 연임이 유력했던 손병환 전 회장을 제치고 자리에 올라선 바 있다. 농협금융은 그간 집권당 기조아래 인사도 영향을 받았던 터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등에 따라 이석준 회장은 스스로 연임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된다.
이석용 은행장 역시 동시 교체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주회장 후보 및 은행장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은 무성하다.
우선 농협지주 회장 차기 후보군에는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 물망에 올라 회장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은행장은 농협은행에서 유일하게 연임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전 행장이 유력한 인물로 오른 배경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다는 게 농협금융 내부 안팎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출신지 연고로 따져봤을 때에도 이 전 은행장은 경기도 포천 출신이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경남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이 다르다. 다만 강호동 회장과 깊은 이해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강 회장 입장에서 지역 연고에 근접한 인물을 바로 앉힐 경우 외적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대훈 전 은행장이 만약 회장후보로 추천됐을 경우 강 회장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탄핵 정국으로 인해 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면서 내년에는 강 회장 색깔을 구축하기 위한 인사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차기 은행장 후보군에는 강 회장과 같은 경남 출신 인사가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 강신노 NH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 최영식 NH농협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노조는 오는 26일 임금 등에 대한 교섭을 촉구하는 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앞서 이달 초 계열사 성과급 등 임금교섭이 결렬되면서 지난 6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 한 바 있다. 현재 농협금융 본사 건물 앞에서 집회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경기 상황 등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해 성과급은 전년 수준, 승진인원은 전년 수준 또는 소폭 축소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금융 계열사에 전년 수준의 성과급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노조는 지난해 실적성과에 따른 특별성과급을 100% 반영해 달라는 게 요구사항인데,
농협금융은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 3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2701억원) 증가했다.
농협과 노조와의 갈등은 성과급 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지난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호동 회장은 9월 초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직원 조례’를 하는 과정에서 “1960년대 우리 부모님들은 밥만 먹고 자녀 6~7명을 낳고 키웠다”며 “요즘 사람들은 아침밥을 먹지 않아 불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곤욕을 치렀다.
직원들은 강 회장의 평소에 언행 관련 논란에 이어 공식 석상에서도 이 같은 발언을 한 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전언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 강력한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이 원래는 노사 간 균형감을 갖춘 관계에서 강호동 회장 시대가 열리면서 성과급 문제 등으로 직원들의 혼란이 커진 상황"이라며"이번 차기 인선 작업이 늦어지는 이유도 노조가 반대하고 있고 여러 상황이 혼재된 탓에 신중 모드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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