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를 비롯한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백신(pan-sarbecovirus vaccine)’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사스(SARS) 등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 계열 전반을 표적으로 한 백신 후보물질 ‘GBP511’의 글로벌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 Human Research Ethics Committee)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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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 계열 전반 겨냥한 ‘범용 백신’ 개발 본격화 |
사베코바이러스는 코로나19의 상위 분류군으로, 현재 유행 중인 다양한 변이뿐 아니라 향후 출현할 가능성이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포함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별 변이 대응이 아닌 계열 전체를 겨냥한 범용 백신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 팬데믹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임상시험은 호주 내 18세 이상 건강한 성인 약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2028년까지 안전성과 교차 면역반응 등 주요 결과를 확보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2021년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함께 GBP511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CEPI로부터 비임상·임상 1/2상 및 공정개발 등을 포함한 약 6,500만 달러(한화 약 90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다.
GBP511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2년 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유일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SKYCOVIONE)’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스카이코비원의 합성항원 기술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전자 재조합 역량과 미국 워싱턴대학교 항원디자인연구소(IPD)의 ‘자체 결합 나노입자(Self-Assembly Nanoparticle)’ 디자인 기술이 적용됐다. 스카이코비원은 글로벌 임상에서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다수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범용 코로나 백신 연구에 착수했으나, 대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번 임상 1/2상 신청은 글로벌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선 행보로 평가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보고서 “Why do we need a pan-sarbecovirus vaccine?”에서 변이의 반복 출현, 면역력 감소, 재감염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범용 백신 개발을 글로벌 보건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넓은 교차 중화능력과 장기 면역 지속성을 갖춘 백신이 미래 팬데믹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열쇠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코히어런트 마켓 인사이트(Coherent Market Insights)는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시장이 2025년 506억 달러(약 69조 원) 규모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 7.4% 성장, 약 834억 달러(약 11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범용 백신과 같은 차세대 기술이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은 끝났지만, 관련 바이러스는 여전히 변이를 거듭하며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며 “GBP511은 특정 변이가 아닌 바이러스 전반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인류가 코로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차기 팬데믹에도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1 외에도 다양한 차세대 백신 파이프라인을 확장 중이다. CEPI와 공동 개발 중인 mRNA 일본뇌염 백신은 글로벌 임상 1/2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정부와 협력해 추진 중인 조류독감 백신도 올해 연구개발을 개시했다. 회사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감염병 대응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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