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가 쏙쏙 과로사 산재보상]⑦ 과로와 간질환과의 인과관계 불인정 사례

김태윤 / 기사승인 : 2021-04-16 10: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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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02년 10월 25일에 선고된 대법 2002두5566 판결을 살펴본다.

해당 판결은 과로로 인하여 간질환이 발생 및 악화된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과 다르게 과로와 간질환과의 인과관계를 추단하기 위해서는 예외적으로 과로로 인하여 간질환이 발생하거나 더 악화되었다는 점에 대한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한 사례이다.

판결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원고의 남편은 1957년 3월 5일생으로 1979년 12월 1일 이 사건 시멘트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8년 6월 20일 퇴사한 후 1999년 3월 31일 간경화, 신증후군으로 인한 출혈신부전, 간성혼수로 사망하였다.
 

▲ [사진= 픽사베이 제공]

망인의 업무를 살펴보면 망인은 1985년 8월 27일 업무상 재해(교통사고)를 당하여 상장간막정맥열상 등의 중상을 입고 상장간막정맥 봉합술 등을 시행 받고 요양을 하다가 1986년 6월 30일 퇴원하여 업무에 복귀하였고, 그 후 주로 영업담당사원으로 근무하였다.

주된 업무는 레미콘공급계약의 수주, 현장관리 및 수금업무 등으로서 주로 외근을 하고 수주 및 수금실적은 인사고과에 반영되며 현장에서 작업할 경우에는 철야로 근무하는 때도 있었다. 다른 영업사원과 마찬가지로 통상 20여 곳의 공사현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1997년 초부터 퇴사하기 직전까지는 10여 곳을 추가로 맡게 되면서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많이 하게 되어, 그 해 가을부터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였다.

망인의 사망 전 건상상태를 살펴보면 ▲ 1987년 9월 경에는 만성 B형 간염 보균자로 진단받은 이력이 있고, ▲ 1998년 2월 경부터는 임성적으로 하지부정, 복부팽만, 복수의 소견을 진단 받았다. ▲ 1998년 6월 경 간경변증과 그 합병증인 만성신장염(신증후군)으로 진단되었고, ▲ 그 이후부터 상태가 점점 악화되어 간기능부전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망인은 ▲ 같은 해 8월경 세균성복막염 합병이 발생되고 늑막에 물이 고여 늑막삼출액이 생기고 복수가 심하게 찼으며, ▲ 1999년 3월 27일부터 3월 31일까지 입원하였으나 합병증으로 점차 말기의 간부전증과 말기의 신부전증으로 악화되어 구역, 구토, 간성뇌증이 나타났다. ▲ 입원 직후에는 의식상실, 혼수증세, 신부전증(요독증)의 증세가 악화된 사실이 있다.

위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준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판단 이유는 ▲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과로나 스트레스가 없어도 악화될 수 있고 임상적으로는 과로나 스트레스 없이 악화되는 경우가 더 많은 점, ▲ 기록에 의하더라도 과로나 스트레스 자체가 간질환의 발생이나 악화요인으로 작용하였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점, ▲ 현재의 의학적 소견은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간질환이 발생되거나 악화된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심으로서는 그러한 의학적 소견과 다르게 인과관계를 추단하기 위하여는 예외적으로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존질환인 만성 B형 간염이 정상적인 경우보다 더 악화되었다는 점에 관한 자료가 보완되어야 하는데 미흡한 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또한 ▲ 망인이 1997년경 추가로 담당한 수원정자지구 10여 곳 정도를 포함하여 과중한 업무 여부를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위 업무는 일반적인 영업사원의 업무와 비슷하거나 다소 적은 편으로 보이고, ▲ 위 업무로 인한 망인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기존질환인 만성 B형간염을 정상적인 경우보다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볼 만한 사정(과중한 업무)이 있다 하더라도, 이미 1995년 8월 23일 간경변으로 진단된 망인에 대하여 그 이후의 업무가 만성간염을 간경변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볼 수도 없는 점, ▲ 그 밖에 달리 기록상 망인의 동료 또는 망인과 같은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업무시간 및 업무강도에 있어 과중한 업무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 판결은 아쉬움이 남는다. 망인에게 주어진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보통 평균임에게도 과중하다고 보여진다는 점과, 만성간염에 걸린 망인의 건강과 신체조건 하에서는 그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인과관계 여부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다는 이전 판결의 입장을 통해 볼 때 원심의 판결은 타당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 대법원 판결은 이전 판결과는 상이하게도 이 사건 재해에 관하여만 ‘예외적으로’ 인과관계 입증에 관한 명백한 자료를 요청하고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노무법인 산재 강원영월지사장 공인노무사 김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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