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배분적 합종연횡', KDDX 결국 어디 품에?

이동훈 / 기사승인 : 2025-02-26 13:43:45
KDDX 경쟁 별도로 해외 수주시 양사 '협력'
통상 총력전 시대, 전방위 협력모델 제시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각자도생이란 새로운 글로벌 메가 트렌드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 조선·방산업계의 두 거인이 손을 맞잡았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을 구성하며 K-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이번 협력은 급성장하는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통상총력전 시대에 있어 K-산업이 생존할 하나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지난 25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해외수출 수주전시 '원팀' 구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사진=방위사업청]

 

지난 25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과천 방위사업청 청사에서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해외 수주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수출사업을, 한화오션은 잠수함 수출사업을 주관하고 다른 분야에서는 상대 기업을 지원한다.

사실 양사는 한국 차세대 구축함 사업인 KDDX 등에서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쳤다. 심지어 폭로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집안 진흙탕 싸움은 해외 시장에서는 ‘독’이었다. 국내 방산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경쟁은 해외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고, 결국 작년 호주 신형 호위함 사업 수주전에서 국가별 ‘원팀’으로 참가한 일본, 독일 업체들에게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이는 K-방산의 민낯을 드러낸 뼈아픈 약점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번 양사의 협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물량 공세’ 속에서 K-산업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협의된 내용의 이면을 살펴보면 양사는 해외 시장에서 ‘집안 싸움’을 하지 않고 각자의 강점을 살려 수주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즉, 해외 수주를 목표로 한 ‘배분적 합종연횡’인 셈이다.

실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수출에서 협력하는 것과는 별개로 국내 사업은 기존 입장대로 간다”고 전했다.

하지만 향후 해외 수주전이 한화오션에 유리한 캐나다의 초계잠수함사업(CPSP), 잠수함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우디아라비아 해군 증강 사업인 것을 감안하면, KDDX 사업은 HD현대중공업의 차지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근거는 방사청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수출사업을, 한화오션이 수중함 수출사업을 주관한다”라고 명시한 부분에서 찾고 있다. 방사청 스스로가 함정 건조 기술력에 있어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 보다 우위에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반면 방사청은 “이번 MOU는 KDDX 사업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협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물해전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K-산업이 생존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언급한 통상총력전 시대에 있어 한국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쟁보다는 전방위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이 같은 협력 모델이 전산업군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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