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벌써 독과점 부작용?...커져가는 불안감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12-18 14: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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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합병 비용, 소비자에게 전가 우려
대한항공, 몽골노선 독점때 항공료 비싸게 책정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임박하면서,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국내선 일부 좌석에 대한 추가 요금 부과 계획은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며 철회되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합병 이후 항공료 인상과 서비스 저하를 우려하는 실정이다. 


18일 항공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3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국내선 일부 좌석에 대한 추가 요금 부과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넓은 좌석 공간을 제공하는 일부 일반석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려던 대한항공의 시도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비용 충당을 위한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결국 무산됐다. 

 


이는 승객에게 더 넓은 공간과 편리한 탑승 위치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꼼수 인상’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일었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신주 약 1억3158만주(지분율 63.9%)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인수 대금은 총 1조5000억원(기지급 선급금 7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독점적인 위치의 국내 대형 항공사(대한항공)가 추가 요금까지 부과하려는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기내 편의를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은 대한항공의 기존 서비스 모델과도 배치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전부터 통합 항공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한 독과점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항공대 연구팀에 따르면, 두 항공사의 합병에 더해 산하 저비용항공사들까지 통합될 경우, 통합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은 73%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독과점 체제는 가격 경쟁을 약화시켜 운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마무리돼 통합이 이뤄지면 통합항공사(대한항공 그룹)의 시장지배력이 높아져 중·장거리 노선에서 경쟁항공사가 다시 필요해지게 된다”고 짚었다.

실제 대한항공은 몽골노선(인천-울란바토르)을 25년간 독점 운항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비슷한 거리인 홍콩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그 이상을 항공 요금을 소비자들에게 책정했다.

항공권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에 2019년 정부는 몽골과 항공회담을 열었고, 그 결과로 2019년 아시아나항공이 몽골 노선을 취항하면서 대한항공의 독점 구조가 해소됐다. 요금 인하 효과도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몽골 노선은 대한항공의 독점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 대표적인 노선이었다”며 “독점으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 운임 인상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메가경제는 이 같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 측에 질의서를 보냈지만, 이날 현재까지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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