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했던 간암 환자도 27개월 생존"…방사선색전술 치료' 가치 재확인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4 13:52:56
다기관 연구서 생존기간·안전성 모두 긍정적 결과
진행성 간암 순차 치료 전략의 새로운 옵션 제시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치료가 까다롭고 예후가 좋지 않은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 방사선색전술(TARE)이 기존 표준 면역항암요법보다 더 긴 생존기간을 보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간의 주요 혈관인 문맥 침범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환자군에서는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나 향후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새로운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윤준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24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윤준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문맥종양혈전(PVTT)을 동반한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색전술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인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치료 성적을 비교한 다기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문맥종양혈전'은 간암 세포가 간문맥을 침범해 혈관 내 종양 덩어리를 형성한 상태를 말한다. 간세포암 환자의 최대 4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지만 치료가 어려워 치료받지 않을 경우 평균 생존기간이 약 3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가 진행성 간암의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았지만, 종양 위치와 혈관 침범 범위에 따라 치료 효과가 제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종양 부위에 직접 방사선을 전달하는 방사선색전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병원과 국립암센터,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문맥종양혈전 동반 간세포암 환자 213명을 대상으로 두 치료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방사선색전술군이 27.5개월로 나타나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군의 8.6개월을 크게 웃돌았다. 단순 수치로는 3배 이상 긴 생존기간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암세포가 주 문맥까지 진행되기 전인 분절 또는 엽 수준의 문맥 침범 환자에서는 방사선색전술군의 사망 위험이 면역항암요법군 대비 64%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암이 주 문맥까지 침범한 고위험 환자군에서는 두 치료법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종양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전략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방사선색전술은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복수 발생률은 방사선색전술군이 12%로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군(20.5%)보다 낮았으며, 정맥류 출혈 발생률도 각각 1.7%, 8%로 차이를 보였다. 간 기능 악화를 평가하는 차일드-퓨 점수 변화에서는 두 치료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방사선색전술의 강점으로 간 기능 보존 가능성을 꼽았다. 간 기능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이후 추가 항암치료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행성 간암 치료의 새로운 순차적 치료 전략으로 활용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윤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문맥종양혈전을 동반한 간세포암은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고 예후도 좋지 않은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의 간 기능과 문맥 침범 범위에 따라 방사선색전술이 유용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선색전술은 간 기능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후속 항암치료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진행성 간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Diagnostic and Interventional Imag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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