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등 플랫폼 트래픽·직거래 구조, 신규 수요 창출 변수로 부상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272조 원을 넘어섰지만 판매자들의 고민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시장 외형은 커졌지만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신규 고객 확보 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상품을 올리고 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단순 판매 창구를 넘어, 판매자가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하고 매출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성장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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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익스프레스가 자사 마케팅 인프라를 활용해 소상공인 매출액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총거래액은 272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4.9%에 그쳤다.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신규 수요 유입은 과거보다 제한적인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이 같은 환경에서 중소 셀러들이 가장 먼저 검토하는 전략은 판매 채널 다각화다. 하지만 여러 플랫폼에 상품을 입점한다고 해서 매출이 비례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운영 인력과 마케팅 리소스가 분산되고, 신규 채널 매출이 기존 주력 채널의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단순한 ‘채널 추가’가 아니라 매출의 ‘순증’ 가능성이다. 플랫폼별 고객층이 다르고, 플랫폼이 보유한 트래픽과 마케팅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기존 고객을 나눠 갖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욕실용품 브랜드 제이엔유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이엔유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입점 이후 기존 채널 매출 감소 없이 2026년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내 월평균 총거래액, GMV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나현수 제이엔유 과장은 “알리익스프레스 채널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본 결과, 타 플랫폼 매출이 감소하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기존 수요가 이동했다기보다 신규 고객 유입을 통해 전체 매출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고객층 차별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제이엔유의 기존 주력 소비층은 40~50대에 집중돼 있었지만, 알리익스프레스 입점 이후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 유입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25 해외직구 플랫폼 인지도 및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30~40대 남성층에서 뚜렷한 이용 기반을 형성하고 있으며, 20~30대 여성층에서도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별 이용자 구성이 다른 만큼 신규 플랫폼 입점이 단순한 판매처 확대를 넘어 고객 저변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 과장은 “알리익스프레스 입점은 기존에 당사가 겪던 구매층 편중 현상을 일부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며 “다양한 연령대에서 새로운 구매가 발생한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플랫폼이 보유한 대규모 트래픽과 마케팅 지원도 중소 셀러에게 중요한 성장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월간 활성 사용자 수, MAU는 712만 명에 달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를 기반으로 ‘천억 페스타’ 등 월간 대형 프로모션과 온·오프라인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자체 마케팅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 셀러 입장에서는 플랫폼 주도 캠페인이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핵심 통로가 될 수 있다.
제조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유통 구조도 판매자들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면 가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확보한 여력을 상품 개선과 서비스 고도화에 재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쟁력이 단순 이용자 수나 거래액 규모만으로 평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자가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지, 플랫폼이 셀러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가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쟁력은 이제 얼마나 많은 상품을 담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셀러를 성장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판매 공간을 제공하는 시대를 넘어, 판매자의 고객 확장과 수익성 개선을 지원하는 ‘성장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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