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토요타·혼다 등 성능조작 파문 확산...국내에 불똥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6-11 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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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대 이상 차량 리콜 예상...국내 일본 자동차 운전자 불안감 커져
자기인증제도 허점? 소비자단체 "일본 자동차 부정행위, 국내서도 충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 도입, 제3자기관 감독 강화 등 도입 필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일본 토요타, 혼다, 스즈키, 마쓰다, 야마하발동기 등 5개 업체가 자동차 성능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이 확인되면서, 국내에서 판매되거나 운행 중인 일본산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자기인증제도에 따라 이를 강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 일본 토요타 자동차,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다 [사진=픽사베이]

일본 언론 및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등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3일 토요타, 혼다, 스즈키, 마쓰다, 야마하발동기 등 5개 업체가 자동차 성능시험(품질인증 과정)에서 검사 결과나 특정 수치를 조작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러 온 사실을 발표했다.

특히 일본 기술의 상징과도 같던 토요타는 충돌시 차량의 안전 및 환경기준에 관한 서류 조작, 보행자 보호를 위한 시험데이터를 허위로 보고했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대상차량은 500만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성능 조작 차량은 엔진 출력, 에어백, 충돌 시험 등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품과 관련 있다.

일본 정부는 이들 차종에 대한 출하 정지에 들어갔고, 곧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 조치를 취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져가고 있는 형편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혼다, 렉서스, 토요타의 최근 5년간(2019년~2023) 국내 판매량은 약 11만 대에 이른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은 “토요타 자동차에서 판매 중인 크라운과 렉서스RX는 국내에서 고급 차종으로 판매되고 있는 차량이다”며 “크라운은 에어백을 타이머로 작동시키는 수법으로 충돌 시험 인증을 통과했고, 렉서스RX도 엔진 출력 시험 과정에서 데이터를 조작하고, 보행자 보호 시험에선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자동차 관련 전문가는 “엔진 출력 조작, 에어백이나 충돌시험 등 운전자와 동승자들의 안전과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적인 실험 결과까지 조작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자동차라고 특별하게 만들었을 것 같진 않다”고 꼬집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성능을 조작하여 허위로 인증을 받은 일본의 자동차 제조 판매사들이 국내의 자기인증제도를 철저하게 지켰다고 볼 수 없다”며 “일본의 사전인증제도를 속이고 성능을 조작해 판매하여 왔다면 국내에서 판매하였거나 판매 중인 자동차 역시 자기인증 제도하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자기인증제도는 2003년 도입됐으며 국내에 차량을 판매하고자 하는 자동차 제작자는 차량이 법령기준 등과 부합하는지 등을 스스로 인증하면 된다.

이전에는 자동차가 제작되었다는 점을 정부로부터 승인 받아야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는 ‘형식승인제’로 운영됐다. 우리 정부는 형식승인을 받는데 수개월 이상 소요되는 등 제작사 측에 시간적·경제적인 부담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자동차 제작사의 경쟁력을 높일 목적으로 형식승인제 대신 자기인증제를 도입한다.

자기인증제는 엄격한 사후관리를 전제로 한다. 정부는 매년 이렇게 자기인증을 받은 자동차들 중 일부 차량을 선별해 자기인증적합성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사후적으로 제작자의 인증이 적합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자기인증제도의 신뢰성 확보 여부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시행한 자기인증적합조사 결과 조사대상 83개 차종 중 21개 차종에서 부적합 사항이 발견됐다. 이에 총 78만7000대의 차량이 리콜됐다. 매년 국정감사에서는 자기인증적합성 조사를 통과했음에도 차량이 리콜되는 사례가 다수 지적되는 등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자기인증제는 미국에서도 운영되는 제도이다. 단 미국은 제조자나 판매자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되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또한 엄격하게 묻는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제작 결함이나 판매 과실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실제 소비자가 입은 손해액보다 적게는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제도이다.

집단소송제는 실제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에게도 동일하게 판결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증권관련집단소송법 등에서 제한적으로만 인정되고 있고, 그 밖의 일반적인 손해배상의 경우 개별 소비자가 직접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판결의 효력이 미치지 않고 따라서 배상을 강제하기도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자기인증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3자기관의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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