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차액가맹금' 소송 위기...권원강 회장 고배당금 불씨 됐나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7 16: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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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평균 매출 감소세…배당금 대부분 권 회장 몫
5년 내 가맹계약 해지한 점주도 소송대열 합류 가능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인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차액가맹금' 소송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교촌에프앤비가 주가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차액가맹금 소송이 크게 번진다면, 주가 하락은 물론 재무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주는 가맹본부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청구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단 구성을 위해 법무법인과 구체적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교촌에프앤비가 '차액가맹금' 소송 위기에 쳐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판매하는 상품 가격에서 가맹본부가 실제 사들인 도매가격을 뺀 차액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가맹본부가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식용유를 사들이면, 그 식용유를 가맹점에 비싸게 판매해 차익을 내는 것이다.

최근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은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후 차액가맹금 소송이 일파만파 확산돼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관련 소송을 착수하거나 구체적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만약 교촌치킨 가맹점주들 절반 이상이 차액가맹금 소송을 제기하면 가맹본부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교촌치킨의 가맹점은 1372곳이며, 소송 제기가 가능한 전 가맹점주는 631명으로 파악된다.

차액가맹금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상사채권 소멸시효가 적용돼 5년의 기간을 두고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계약을 해지하거나 명의변경에 나선 전 가맹점주들도 5년을 넘기지 않았다면 차액가맹금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차액가맹금 소송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이 차액가맹금 소송을 검토하는 배경으로 권원강 회장의 높은 지분율과 고배당 정책을 우선 지목하고 있다. 권 회장의 교촌에프앤비 지분율은 69.2%며, 지난 2021년 약 75억원의 배당금 중 약 52억 원을 수령했다. 지난해에도 배당금 약 57억 원에서 약 40억을 받았다. 회사 수익성이 악화된 시기에 상당한 배당금을 가져가면서 오너의 사익 편취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협력사의 ‘튀김유 마진 0원’ 사례와 가맹점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하면서 상권 침해 명목으로 공정위에 제소되는 등 가맹점주들과 협력업체들의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다.

가맹점들의 수익성도 예년만 못하다. 지난해 기준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6억9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이는 2년 전인 2021년 7억4000만원 수준에서 약 6.7% 감소한 수치다. 2년 동안 치킨값 인상과 배달료 인상 등을 고려한다면, 가맹점들이 느끼는 수익성 악화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인 불만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이번 차액가맹금 소송 움직임으로 이어졌다는 시각이다. 향후 500명 이상의 현 가맹점주들과 전 가맹점주들이 소송에 합세한다면 회사 재무구조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3분기 교촌에프앤비의 합산 영업이익은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176억원 대비 45.1% 줄어들었다. 부채총계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2020년 76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3분기 1460억원으로 2배 늘어났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 사례를 참고한다면, 교촌에프앤비가 최악의 경우 1200억원대의 이익잉여금이 전부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평가다. 앞서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서 2심 법원은 소송을 제기한 가맹점주 94명에게 가맹본부가 21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교촌치킨 차액가맹금은 한국피자헛과 비교할 때 반환기간과 액수 측면에서 크게 다를 수 있지만, 가맹점 수에서 큰 차이를 보여 반환금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최근 1만원대 주가 회복세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교촌에프앤비의 주가는 지난해 7000원대를 전전하다 올해 들어 1만원대를 회복했다. 상장 당시 최고가였던 3만8000원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처음으로 배달비 도입에 나서 '공공의 적'이 된 교촌치킨이기에, 이번 차액가맹금 소송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의 악재들을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한 사례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번 차액가맹금 소송마저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면 상당한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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