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 두창에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언..."전파의 복잡성·불확실성 인식"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7-24 17: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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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에볼라·소아마비 등 역대 7번째 선언
6번째 선언했던 코로나19 사태는 2년6개월 넘게 유지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 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원숭이 두창에 대해 PHEIC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앞서 WHO는 지난 21일 16명의 위원 중 15명의 위원과 10명의 자문위원이 참가한 가운데 원숭이 두창과 관련한 두 번째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IHR Emergency Committee)를 열어 이질병에 대한 PHEIC 선언 여부를 놓고 논의했다.
 

▲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 원숭이 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사진은 WHO 홈페이지의 원숭이 두창 전용 페이지 캡처 화면.

WHO의 성명서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발생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원숭이 두창에 대한 즉각적이고 중기적인 공중보건 영향을 평가하고 이 상황이 국제적 관심사의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위원들의 견해를 듣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사무총장은 WHO에 보고된 원숭이 두창 발생 국가의 증가와 많은 사례에 대해 우려를 표명 표명했으며 발생지역에 따라 나타나는 다른 전염 패턴의 복잡성으로 인해 제기되고 있는 과제를 강조했다. 아울러 PHEIC 선언을 결정하는데는 공중 보건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표와 함께 여러 요인들이 고려돼야 한다는 인식도 보였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 전원의 찬성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PHEIC를 선언했다.

▲ WHO 역대 PHEIC, 선언 사례. [그래픽=연합뉴스]

WHO는 성명서에서 “사무총장은 이 공중보건 사태와 관련된 복잡성과 불확실성(complexities and uncertainties)을 인식했다”며 “사무총장은 국제보건규칙(IHR)에 의거해 여러 요인들은 물론 위원회 위원들과 자문위원들의 견해를 고려한 후, 여러 국가에서의 원숭이 두창 발병이 PHEIC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15명의 위원 가운데 6명은 비상사태 선포에 찬성했지만 9명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숭이 두창 발발 국가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현재 유럽 지역과 미주 지역 국가들에서 가장 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WHO의 6개 지역 72개국에서 1만4533건의 원숭이 두창 유사 또는 확진 사례가 발생했으며, 올해 5월초에만 3040건이 보고됐다. 그동안 나이지리아에서 3명,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서 2명 등 3명이 이로 인해 사망했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PHEIC가 선언되면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WHO는 이번 원숭이 두창 사례까지 그동안 모두 7차례에 걸쳐 PHEIC를 선언했다. PHEIC는 과거 신종 인플루엔자 A(H1N1)와 에볼라 바이러스 등에도 선언된 바 있으며 현재는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 대해서만 유지되고 있다.가장 최근에 내려진 6번째 비상사태 선언은 2020년 1월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그 대상이었다. 이 선언은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2005년에 채택된 현행 국제보건규칙(IHR)은 ‘국제적인 질병 확산을 예방·방어·관리·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제3조에서는 규칙에서 전반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으로, ▲인간의 존엄·권리·근본적인 자유의 전적인 존중, ▲국제연합 헌장과 세계보건기구 헌장의 준수, ▲질병의 국가간 전파에서 세계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보편적 적용, ▲자국의 보건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법률 제정과 시행에 관한 각 국가의 주권 존중을 규정하고 있다.

국제보건규칙에는 PHEIC를 “질병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다른 국가에 대한 공중보건 위험을 구성하고 잠재적으로 국제적인 공동대응을 요구하는 것으로 결정된 비상 사건(extraordinary event)”으로 정의하고 있다.

PHEIC가 선언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는 ▲ 심각하거나, 갑작스럽거나, 비정상적이거나, 예상치 못한(serious, sudden, unusual or unexpected) 상황이고, ▲ 국가의 국경을 넘어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즉각적인 국제적 행동(immediate international action)이 요구될 수 있는 상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긴급회의에서 찬성한 위원들은 현재 원숭이 두창 확산 상황이 이같은 PHEIC 선언 조건에 맞는다며, 특히, 두창(천연두)이 전 세계에서 사라진 후 세계인의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여서 세계적으로 발병할 경우 공중 보건 및 보건 서비스에 잠재적인 위협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PHEIC의 선언이 감염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과 경각심을 환기시키고, 국제적인 노력을 강화하며,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적 대응 노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PHEIC 선언에 반대한 위원들은 원숭이 두창에 대한 WHO 사무국의 전반적인 글로벌 위험평가가 지난달 23일에 열렸던 첫 번째 회의 때 제시됐던 내용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으며, 현재로서는 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징후가 없고, 질병의 심각도도 낮은 것으로 인식된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위원들의 엇갈린 판단에도 불구하고 WHO 사무총장은 “원숭이 두창은 우리가 잘 모르는 새로운 전파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PHEIC를 선언한 것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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